"아기 예수님은 분명 이 곳에 있는 장애인들을 위해 세상에 오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들이 인격체로서 사람다운 삶을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 그분은 베들레헴의 누추한 마굿간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중증 장애인의 보금자리인 충남 논산시 상월면 대촌리에 자리한 성모마을에서 일하고 있는 박선미 (데레사·32), 김정우 (바오로·29)씨가 다가오는 성탄을 생각하면서 들려주는 말이다.
예비 부부이기도 한 이들은 오는 27일 이 곳 성모의 마을에서 원생들과 직원들의 따스한 축복을 받으며 혼인성사를 받게 된다. 지난 95년 6월 성모의 마을이 문을 열때부터 간호사로 일해온 박선미씨와 1년간 자원봉사자로 일하다 아예 이곳에 눌러 살게된 김정우씨에게는 자신들의 결혼준비보다 이 곳 원생들의 성탄맞이에 더욱더 신경이 쓰이는 눈치다.
박선미씨는 "처음에는 두렵기까지 했다"고 이 곳에서 일하기 직전의 심정을 털어놓으면서도 "많은 이들이 장애인들을 동정하기보다 오히려 그들을 인격체로서 봐주었으면 좋겠다"고 잔잔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말한다.
해맑은 그들의 웃음, 단순하지만 진실이 배어 있는 그들과의 대화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이들 예비 부부는 결혼 후 성모마을 한 켠의 사택에서 신혼살림을 꾸린다. 그들과 같은 삶의 울타리 안에서 늘 그들과 호흡을 같이 하고 싶은 이들이기에 온갖 힘든 역경을 견뎌 나갈 각오를 다지고 있다.
장애인들과 더불어 살면서 가장 힘든때가 자신들의 능력이 부족함을 느낄때라고 말하는 이들 부부는 "장애인들에게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하기 위해선 우선 복지법부터 바뀌어야한다"고 애절하게 호소하고 있다. 장애인 1명에 간호사 1명인 선진국에 비해 150명에 1명인 우리나라의 복지법이 바뀌지 않는 한 양질의 복지 서비스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김정우씨도 "33년을 방안에서 갇혀 사는게 사람이냐"고 반문하면서 "장애인들이 밝은 곳에서, 일반인들이 있는 사회에서 더불어 함께 살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하는 것이 바로 성탄의 의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들의 삶을 모두 투신해, 장애인들과 더불어 살겠다고 나선 박선미씨와 김정우씨. 이들이 결혼하는 27일은 성모마을 모든 이들에게 진정한 성탄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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