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9일 성요셉 대축일부터 주님 탄생예고 대축일 전야까지 한 주간에 걸쳐 타일랜드 수도 방콕 근교 샴프란에 자리잡은 반푸완 사목훈련센터에서 아시아 15개국 대표들이 모인 가운데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 즉 사회교리 실천을 체득하기 위한 제2회 아시아 평신도회의가 열렸다.
참가국은 알파벳 순서로 방글라데시와 인도, 일본, 한국, 말레이시아, 네팔, 파키스탄, 필리핀, 싱가포르, 스리랑카, 타이완, 타일랜드. 우즈베키스탄 등이고, 주제는 「평신도: 쇄신된 교회에서의 사랑과 봉사의 원동력」이었으며, 타이완의 평신도 담당 티캉 대주교를 비롯해서 평신도 사도직단체 임원 등 모두 133명이 참석했다.
한국은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 겸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기우 신부와 여규태 전국평협 회장 등 7명을 파견했다. 이번 행사는 현장체험으로 시작해서 현장체험에 따른 반향을 함께 듣고 정리하는 데에 비중을 두었다.
『이번 모임에서 현장체험을 실시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체험-성찰-행동」의 3단계 과정을 평신도 양성 프로그램에 활용할 것』을 제시한 「최종성명」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장체험은 참가자들에게 크나큰 감명을 주기에 충분했다.
첫날 저녁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둘째 날 13군데로 나뉘어서 찾아간 현장체험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한국은 세 군데로 나눠서 이기우 신부 등이 이주 청소년 직업훈련센터를 찾아갔고, 한홍순 교수와 필자가 인간개발재단을, 그리고 여규태 회장과 이정희 교수가 「거룩한 가정」이란 이름의 노인 복지 현장을 찾아갔다.
방본 이주 청소년 센터는 타일랜드 북쪽 지방에서 이주해온 청소년들에게 봉재와 컴퓨터 등 기술훈련을 실시하는 곳인데, 가난을 떨쳐버리기 위해 도시로 몰려든 청소년들이 도시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또다시 가난한 아이를 양산하는 악순환의 굴레를 벗어날 수가 없다는 것이 이곳을 다녀온 이들의 반향이었다. 하루 10시간 이상 일해 지친 그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우리가 돌아가서 무엇을 할 것인가? 구체적 플랜은 무엇인가?』를 스스로 묻고 있었다. 그러면서 『이전에 거절했던 봉사를 다시 시작하기로 다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간개발재단을 운영하고 있는 마이어 신부는 구속주회 소속의 미국인 사제로서 30여년간 타일랜드의 빈민과 불우한 사람들, 고통받는 아이와 어른들을 돌봐온 봉사자였다. 해외 은인들의 도움으로 방콕의 슬럼가 한 가운데에 빌딩을 짓고 에이즈의 고통 속에서 마지막 생명의 순간을 살아가는 이들을 돌보면서 종교와 신념에 관계없이 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눈다는 것이 소중하다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봉사자를 볼 수 있었다. 우리는 한 사람의 증거가 얼마나 큰 결과를 가져오는가에 대해서 나누었고, 『시장 바닥에서 예수님을 만났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다.
이번 체험을 통해서 성(性)의 노리개감으로 전락한 어린이들의 인권을 보면서, 이런 어려운 현실 앞에서 아시아의 신자들은 교회의 가르침을 어떻게 실천해야 할 것인가? 이것이 당면한 문제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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