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필리핀=외신종합】 필리핀 정부가 2004년까지 3년 동안 모든 사형 집행을 잠정 중지키로 함으로써 아시아 각국의 사형제도 폐지에 밑거름을 마련했다.
필리핀 주교회의 의장 올란도 퀘베도 대주교는 4월 3일 이같은 소식에 대해 『필리핀은 이로써 생명의 문화에 한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고 환영했다.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이날 필리핀 국내의 모든 사형수들에 대한 형집행을 3년간 유예키로 결정했으며 이에 따라 법정에서는 사형 언도 대신 최고형인 종신형을 언도하게 된다.
퀘베도 대주교는 『정부의 발표는 생명 문화의 진전』이라며 『범죄자를 보다 인간적으로 책임 있는 방법으로 교화시킴으로써 생명을 수호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주교는 『필리핀 교회는 언제나 필리핀의 법률에서 사형제도를 폐지할 것을 요구해왔다』며 『사형제도는 결코 범죄를 예방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사형제도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아로요 대통령이 교회의 영향력에 굴복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특히 마닐라의 하이메 신 추기경의 영향을 받았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퀘베도 대주교는 『그러한 주장은 대통령직을 가볍게 보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자유로이 자신의 양심에 따라 자신의 판단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주교는 또 『대통령의 입장이 완전히 교회의 입장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교회가 자연적 가족계획을 권장하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다른 형태의 인구 조절 방법을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지난 1994년 사형제도를 다시 도입했으며 처음으로 사형이 집행된 사람은 1999년 레오 에체가라이였다. 같은 해에 6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주교단의 요청에 따라 조셉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2000년 대희년을 맞아 사형 집행을 중단했다. 필리핀에서 사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범죄는 친족살해, 강간, 납치, 마약밀매 등이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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