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소녀가장, 삶에 대한 책임보다는 권리가 많아야 할 청소년들에게 지워지는 「가장」이란 십자가는 꿈을 키워가기에도 벅찬 청소년들이 지기에는 너무도 무거운 것이다. 아울러 그들에게 지워져서는 안될 십자가이기도 하다. 가출한 부모를 기약없이 기다리는 아이들, 편부 또는 편모 아래서 실질적인 가장의 역할을 짊어져야 하는 청소년들에게 미래를 위한 선택이란 없다. 그늘진 곳에서 어른들이 뿌린 아픔의 씨앗을 삭이고 있는 소년소녀가장들에게 가 닿는 사랑의 나눔은 메마르지 않는 하느님 사랑의 원천을 보여주는 또 다른 길이다. 그간 이들에게 다가간 나눔과 사랑의 손길을 돌아본다.
홍석현-정원 남매에 외국서도 도움 문의
올해 들어 처음 본지를 통해 사랑의 결실을 맺은 소년소녀가장은 경기도 성남 은행동본당 홍석현(가브리엘·17)-정원(아녜스·13) 남매1월 1일자 보도)였다. 지하 단칸방을 전전하며 병든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이들 남매에게는 전국 곳곳에서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랑이 이어졌다. 남매의 할머니를 치료해주기 위해 직접 방문하겠다는 한의사를 비롯해 쌀을 지원해주겠다는 신자, 매달 정기적으로 소정의 성금을 후원하겠다는 이들이 이어졌고, 멀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도 이들을 돕겠다는 의사를 전해온 교포신자가 있었다. 또 알래스카에 살고 있다는 한 신자는 석현 남매를 도울 방법을 문의해오기도 했다. 이렇게 두 남매를 도울 계좌에 쌓인 성금은 1100여만원. 이 외에도 직접 석현군의 계좌를 통해 지속적인 도움을 주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신장병-백혈병 부자에 2천만원 넘게 답지
도움의 손길은 혼자서는 되돌릴 수 없는 처지의 가난한 이들에게 새로운 삶의 불씨를 전해주기도 했다. 백혈병을 앓는 아들 한승락(이사악·12·전주 용안본당)군과 신장병 말기의 아버지 한창운(42)씨 부자의 얘기(1월 21일자)가 보도된 후 답지한 독자들의 사랑은 한 생명뿐 아니라 한 가족의 삶을 새롭게 해주었다. 이들에게 전해달라며 본지에 맡겨온 성금은 모두 2260여만원. 성금에 힘입어 병원에 입원해 꾸준히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승락이는 삶의 기력을 되찾아 아버지와의 새로운 삶을 꿈꾸고 있다. 아버지 한씨도 혈액투석을 하며 승락이가 힘차게 등교길에 오를 날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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