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사회통합」.
장애인을 사회에 통합시킨다는 뜻과 장애인과 통합적 사회를 이뤄간다는 의미 등이 여러 의미가 담긴 이 말은 그러나 여전히 장애인과 함께 하고 있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용어에 지나지 않는다.
장애인의 사회통합 차원에서 이뤄지는 장애인 고용이 아직도 뉴스거리가 되고 있는 모습은 반가워해야 할 일이기에 앞서 우리의 무관심을 두드리는 일이다.
이런 무관심은 장애인을 인격적 존재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회복지 사업의 한 대상이나 영역으로 생각하는 일반적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장애인 고용 문제는 장애인이 노동을 통해 자신을 개발하고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식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문제다.
이런 인식을 기반으로 볼 때 장애인 고용 문제는 장애인이 지닌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교육적 어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관련돼 있어 더욱 힘든 문제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장애인의 직업 재활 자체가 불가능하다거나 귀찮은 문제로 치부된다면 우리 의식의 선진화는 더욱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장애인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99만2500명으로 추정되는 15세 이상의 재가 장애인 가운데 경제활동인구는 43만5500명으로 경제활동참가율은 43.9%다. 이는 국민전체의 경제활동참가율 61.7%에 비해 낮은 수준인 반면, 장애인 실업률은 30%를 넘고 있어 3%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 비장애인의 실업률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취업한 장애인의 직업도 편중돼 전체 취업장애인의 31.4%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단순노무직이 23.0%, 기계 장치 조작 등의 일을 수행하는 기능직이 18.2%, 서비스직이 17.9%로 나타나 사회적 지위가 낮은 업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한 피고용인 없이 자기 혼자 기업이나 농장, 상점 등을 경영하는 자영업자가 39.6%를 차지하고 있어서 비장애인 자영업자 비율인 20.5%에 비해 거의 2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나 장애인의 취업상황이 얼마나 열악한지 보여준다.
「장애인 고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장애인 의무고용 실태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1995년 6월 현재 장애인 고용의무대상업체 2167개가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할 장애인은 4만2152명이었으나 실제로 고용된 장애인은 9331명으로 고용의무인원의 22.1%에 불과했다.
특히 30대 재벌기업 299개 업체의 평균고용률은 0.23%에 불과해 더욱 저조한 실정이다. 이같은 경우는 국가 기관도 마찬가지여서 의무고용률 2%에 크게 못미치는 0.83%로 정부조차 제대로 의무고용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전국의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156개소 가운데 사회복지법인이 77.6%를 운영하고 있다는 보건복지부의 통계는 교회의 개입과 활동에 따라 우리나라의 장애인 직업 재활의 여건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장애인 직업재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복지관 등 교회 내 서비스 전달기관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역할과 기능을 조정함으로써 조직과 자금의 중복과 낭비를 줄여 효율성을 제고시킬 수 있는 것이다.
실제 교회가 운영하는 장애인복지관 등 시설들에 중복돼 있는 서비스를 전문 서비스영역으로 특화한다면 서비스의 질적 수준도 어렵지 않게 강화할 수 있다.
따라서 각 기관이 보유한 정보 등의 상호교환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적극 모색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시설간에 자료를 공유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아울러 백화점식으로 유사한 프로그램들을 갖고 있는 기관들이 차별성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거시적 차원에서 장애인고용을 보다 활성화시킬 수 있는 기관간의 협력체계를 갖춰 나가야 할 것이다. 장애인과 일자리를 나누는 연계 및 협력 체계가 구축될 때 고용형태가 어떻든 장애인에게 생계보장만 하면 된다거나 일자리만 제공하면 되지 않느냐는 식의 인식이 교회는 물론 사회에서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인식의 변화가 이뤄질 때 장애인으로 하여금 정상적인 상황에서 일하며 진정 인간다운 삶과 권리를 더불어 나누는 공동체의 기반이 다져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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