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기다리는 직장이 있다는 게 얼마나 기쁜 지 몰라요』
맥도날드 김포지점에서 6개월째 일을 하고 있는 김난아(리디아·26·인천 김포본당)씨는 하루 7시간을 서 있다시피 하는 일이지만 삶의 재미를 찾아준 일이라며 연신 웃음을 짓는다. 여고를 졸업하고 수십 곳의 직장을 거치다 겨우 찾은 마음에 맞는 일이다.
졸업 후 수십 곳의 회사에 이력서를 내봤지만 정신지체장애 3급의 그를 쉽게 받아들여주는 곳은 별로 없었다.
어렵게 구한 일자리도 자신의 전공인 상업계산과는 거리가 먼 포장이나 인쇄 등 단순한 일이 대부분이었다. 그나마 한두 달을 버티기 힘들 정도로 힘든 일인데다 월급을 떼이기가 일쑤였다.
지금 하는 일은 주방에서 음식을 만드는 일, 처음에는 뜨거운 기름에 데기도 하고 음식 이름도 외우기 어려워 실수투성이였다고 털어놓는다.
『사람들이 좋아 힘들더라도 이 일을 계속하고 싶어요』
함께 일하는 이들의 배려와 이해가 큰 도움이 됐다는 김씨는 주위의 조그만 관심과 노력이 삶의 기쁨을 찾아준 힘이라고 밝힌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6년여 동안 레지오 활동을 하며 자신보다 어려운 이들을 위해서도 다양한 활동을 벌여온 그는 주위의 좋지 않은 눈길로 가끔씩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고. 그런 가운데 지금까지 살아오며 취직됐을 때가 가장 기뻤다는 김씨는 포기하지 않는 정신이 가장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어떤 장애를 가지고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감을 가진다면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얘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그는 장애인에게도 기회를 충분히 주는 세상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털어놓았다.
『자신을 필요로 하고 자신을 기다리는 일이 있다는 기쁨을 모든 장애인들과 나누고 싶어요』
남보다 조금 나은 자신의 모습, 나눌 수 있는 건강함에 감사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가꿔 가는 자신의 삶이 모든 장애인의 삶이 되길 기원하는 김씨의 마음이 잔잔한 감동으로 전해져왔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