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인기보다 농익은 연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연기자. 드라마에서 맡은 배역이 실제 모습처럼 느껴지는 배우. 탤런트 조민기(토마스 아퀴나스(37·서교동본당)씨가 꼭 그런 연기자다. 조씨가 출연하는 드라마를 볼 때면 언제나 인간 「조민기」보다 극중 인물 속의 「연기자 조민기」를 더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연기자들에게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요즘 드라마 현실을 볼 때 탤런트 조민기씨는 연기 잘하는, 손꼽히는 배우 가운데 한사람이다.
MBC 일일연속극 「온달왕자들」에서 「여시우」로 열연하고 있는 조씨. 노랗게 염색한 머리며 낙천적이고 여자같은 「시우」역을 본인의 것으로 소화해내는걸 보면 천상 조씨의 본래 모습으로 오해할 정도다. 이와는 달리 지난 8일 새롭게 시작한 KBS 드라마 「학교 Ⅳ」에서 차분하고 이지적인 음악선생님 역을 맡은 조씨는 또 다른 사람이 돼있다.
90년 영화 「사의 찬미」로 스크린에 데뷔한 이후 93년 MBC 탈랜트 22기 공채로 선발됐던 조씨. 고등학교 시절부터 해온 연극경력까지 더하면 연기를 해온 시간도 벌써 이십년이 다돼간다. 조씨의 탄탄하고 차분한 연기는 「순수」「도시남녀」「꼭지」등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많은 드라마에서 늘 색깔있는 배역을 맡으면서 인정받고 있다.
"이젠 이력서를 쓰는 기분으로 작품을 하고 싶어요. 한 드라마를 끝내고 나면 또 하나를 쌓았구나 하는 자기만족 같은 것도 느껴보고 싶구요" 배역 선택에 있어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는 조씨는 누가해도 될 연기보다는 사람들 뇌리 속에 남는 연기를 하고싶다고 한다.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직업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연기자라고 말하는 조씨는 늘 새로운 것에 대해 도전하고 공부하는 연기자다. 틈날 때마다 영화보고 음악듣고 책읽는 조씨는 카레이스 자격증, 맥킨토시 컴퓨터 공부도 그런 이유에서 해나가고 있다.
늘 불규칙한 방송일정 때문에 성실한 신앙생활을 하지 못하기는 여느 연기자들과 마찬가지다. 지난 92년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김선진(세실리아·36)씨와 결혼을 앞두고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한 조씨는 영세 후 지금까지 한번도 빠뜨리지 않는 일이 있다. 매년 12월 31일 명동성당 성모동산에 조용히 혼자 앉아 한해를 정리하고 감사기도를 드리는 것. 가족들 모두 잘 지낼 수 있도록 보살펴주신 것, 연기자로서 한해를 잘 살 수 있도록 배려해준 것 등등 이 기도만큼은 빼먹지 않는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해야한다는 조씨는 적은 도움이라고 말하지만 은행 자동이체로 여기저기 후원하는 일도 남모르게 실천하는 가슴 따뜻한 사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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