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열정에 사로잡혀 마태오 복음서 19장 12절을 따라 자신을 장애인으로 만든 교부, 엄격한 금욕생활과 함께 이교도와의 논쟁을 위해 이교문학을 찾아 공부한 성서학자, 주님을 위하여 피를 흘릴 각오로 살고 끝내 박해로 인한 고문으로 죽음을 맞은 신앙의 선조….성서주석서 「헥사플라」(Hexapla)로 유명한 오리게네스(Origenes·185∼254)의 사상의 핵심을 살펴볼 수 있게 할 순교에 대한 권고를 담은 책이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번역돼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오리게네스의 순교 권면」, 양업교회사연구소 관장 겸 배티 순교성지 담임 류한영 신부가 옮겨 최근 펴낸 이 책은 신유박해 순교 200주년을 맞아 나온 것이어서 더욱 그 향기를 더하는 듯하다.
우리 교회만이 간직한 찬란한 100여 년 순교의 역사, 그러나 대부분 감상적이고 단편적인 편린으로 흐르는 순교자들의 삶을 「… 순교 권면」은 1800여 년의 시공을 뛰어 넘어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눈을 제시해준다.
「…순교 권면」이 오늘의 한국교회에 힘이 되는 이유는 「교회의 토착화」라는 테제 때문이다. 고대의 주요한 문화의 중심지, 그 문화적 파고와 넘치는 생동으로 타문화를 모두 융화시켜 버렸을 이집트 제 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 이 고대 문화의 틈바구니에서 뿌리내린 그리스도교의 힘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적잖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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