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피정이 뭡니까?』
전주교구 장애인복지협의회(담당=오정선 신부)가 지난 3월 31일∼4월 1일 1박2일간 천호성지에서 마련한 장애인들을 위한 무료 피정에서 한 장애인이 맨처음 던진 질문이다.
그는 30세를 훨씬 넘긴 성인이었다. 실제 우리 교회 안에서 어떤 종류이든 피정에 참가해 본 장애인은 극히 드물다. 해마다 장애인의 날이나 장애인 주일이 다가오면 장애인들을 위한, 장애인들이 참가할 수 있는 행사들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그러나 정작 장애인들의 신앙생활을 위해서는 아직도 지원이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 각 본당 등지서 레지오 등의 신심단체를 비롯해 각 액션단체에서 활동하는 장애인도 물론 찾아보기 어렵다.
「하느님 안에서 나 이해, 너 이해, 우리 이해」를 주제로 그룹토의, 주제강의 등이 펼쳐진 이번 피정에서는 지체 장애인 75명과 봉사자 및 장애인 가족 70여명이 참가했다. 교구에서 장애인들만을 대상으로는 처음 마련한 이번 피정은 피정에 대한 용어조차 생소하고, 그동안 영적 목마름에 시달리던 장애인들에게 신앙생활의 새로운 활기를 가져오는 계기가 됐다.
피정 참석자 중 선천적 장애인의 경우는 유아세례만 받고 교리는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았고, 중도 장애인의 경우도 장애로 인해 냉담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 장애를 입은 후 영세한 이들의 경우 교리에 대한 지식은 있지만 재교육의 기회가 거의 없고, 성당에 나와도 적응할 수 있는 배려 부족으로 타 신자들과 어울려 신앙생활을 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피정에서 참가자들은 무엇보다 장애인도 일반인과 똑같이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직시하고 이웃에게, 교회에, 자신에게 원하는 구체적 내용들을 표현했다.
특히 이들은 토의 중 「장애인들을 위한 피정 기회를 많이 마련해주기, 장애인들의 미사나 행사가 있을 때 시설이나 봉사 등에 배려해주기,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자주 방문해 주기, 봉헌이나 독서 등의 교회 전례나 단체활동, 봉사활동 등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면」하는 등등의 바람들을 나타냈다.
오정선 신부는 『평소 사제가 방문하지 않으면 고해성사도 제대로 보지 못했던 장애인들이 피정을 기회로 신앙생활을 재정비하는 기회를 가지게 됐다』며 장애인 사목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장애인들의 신앙생활을 위한 프로그램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장애인들을 위한 꾸준한 지원은 농아들을 위한 수화 미사 등에 그치는 정도. 오신부는 장애인 사목의 활성화를 위해 『무엇보다 장애인들에게 마음을 열고 더불어 생활하려는 평신도들의 마음자세가 중요하며, 장애인 사목을 전담할 수 있는 전문 교육을 받은 성직·수도자 양성과 함께 장애인들이 꾸준한 신앙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장애인 복지협은 앞으로 장애인들을 위한 피정 뿐 아니라 신앙강좌, 성서교실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상설 「장애인 가정방문실」을 열어 봉사를 원하는 평신도들을 장애인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연결시켜줄 계획이다. 더불어 활동의 제약으로 인해 외부에서의 피정 기회를 갖기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한 방문교리를 위해 평신도 교리교사도 확충할 계획이다.
※자원봉사 문의=(063)285-0041 전주교구 장애인복지협의회, 도움주실분=전북은행 511-21-0345854 예금주 오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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