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일년 중 가장 기다리는 날은 어린이날이 아닐까. 그만큼 부모들에게는 자녀들의 선물 준비로 가장 고민되는 날이기도 하다. 신앙 교육의 중심이 되는 가정에서 어릴 때부터 다양한 교회서적을 접하며 자연스럽게 신앙생활을 몸에 익히고 하느님을 접할 수 있도록 책을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
어린이들에게 '교회 서적'이 어렵고 지루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 만화와 장단편 창작 동화, 성인 성녀전 등 재미있고 유익한 책들이 의외로 많다. 가톨릭출판사, 바오로 딸, 성 바오로, 생활 성서사 등에서 '어린이날 추천 도서목록'으로 꼽은 책과 어린이물 담당자들의 조언을 들어 어린이들에게 선물할 수 있는 좋은 책들을 알아본다.
◎ 신앙 교리서
어렵게만 생각되는 교리와 기도방법을 예화와 그림, 어린이의 언어로 쉽게 쓴 책들을 통해 어릴 때부터 기도하는 습관이 몸에 배도록 할 수 있다.
가톨릭출판사는 홍문택 신부가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전례와 기도방법을 설명한 「어린이 고해성사 길잡이」를 비롯 「어린이·청소년 묵주기도 365일」, 생활 속의 기도 방법을 알려주는 「어린이의 기도」 등을 권했다.
바오로딸은 가톨릭 신부와 유다교 랍비가 어린이들이 갖고 있는 하느님에 대한 궁금증을 재미있게 풀어놓은 책 「궁금한 게 너무 많아요, 하느님」과 「완이의 기도」「새롬이의 기도」등 또래 친구들의 생활을 통해 하느님과 대화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권했다.
성바오로출판사는 월간 「내 친구들」연재 만화 단행본 중 하나인「사부님 사부님」을 권했다. 이 책은 수도원에서 자라는 어린 보보의 눈에 비친 세상을 통해 어린이의 영성적 사고의 기초를 심어주는 책.
생활성서사는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생활 속 기도방법을 「시편」을 통해 전하는 「하느님 우리와 얘기해요」와 한편의 동화를 통해 생활 속에서 성체성사의 신비를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과나무」, 「어린이 미사 여행」등을 추천했다.
◎ 성인전
자신의 세례명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 아이들에게 주보성인의 생애를 엮은 성인전을 선물, 그들의 영성을 닮도록 하고 그 밖에도 신앙 선조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신앙 생활의 지침이 되도록 도울 수 있다.
가톨릭출판사는 구·신약에 나오는 위대한 인물들을 이야기로 엮은 「성서의 위대한 인물들」과 「성 베네딕도」「돈 보스꼬 성인」「성녀 콜레타」등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어린이 성인전(소년 편집부 엮음)을 권하고 있다.
바오로딸은 「성녀 가타리나」「성녀 헬레나」「임금님을 사랑한 행복한 포로-성바오로」, 「작은 여왕 데레사」등을 추천했다. 이밖에도 생활성서사는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성인들의 일화들을 소개한 「115가지 재미있는 성인 이야기」등을 권했다.
◎ 성서
어린이들이 성서를 가까이 접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성서 본문보다 그림을 통해 이미지로 전달할 수 있는 책이 좋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또 고학년은 성서 속 역사와 기적이야기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성서에 친근함을 불러오는 게 좋다.
유아와 저학년 어린이들을 위해 예수 탄생부터 부활까지의 여정을 예쁜 그림과 이야기로 꾸민 「예수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와 70조각의 퍼즐을 맞추는 놀이를 통해 흥미롭게 성서 공부를 돕는 「어린이 신약성서 그림퍼즐 1∼6」(바오로딸), 4개의 퍼즐을 한 권으로 엮은 「어린이 성서 퍼즐 그림책」(생활성서)은 어린이들의 선물로 인기가 높은 책.
루가 복음 비유이야기 「아기참새 까르르」달란트의 비유 「옳지 임금님의 꿍꿍이」「구두쇠 자캐오」등은 어른이 읽어도 재밌는 책이다(바오로딸).
고학년용으로는 그림작가 김복태씨 특유의 재밌는 그림으로 성서를 설명한 「성서가 뭐에요?」와 「예수님 이야기 우리 이야기」를 비롯 「이야기 신약성서」가 있다(성바오로).
또 생활성서사의 「성서에 나온 150가지 재미있는 이야기」와 성서 원문에 충실, 환상적이고 강렬한 그림자를 통해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신앙을 키워 주는 「어린이 그림자 성서」도 좋다.
◎ 만화·창작동화·소설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책은 뭐니뭐니 해도 만화. 쉽게 읽을 수 있는 만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하느님 나라의 메시지와 어린이 신앙생활의 지침을 전해줄 수 있다. 또 성인전과 역사 이야기도 만화를 통해 친근하고 재밌게 전할 수 있다. 창작 동화와 장 단편 소설 또한 복음의 가르침을 전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된다.
만화는 대부분 월간 「내친구들」에서 인기리에 연재됐던 만화를 단행본으로 엮은 것. 한국 근대사 속에서 한국천주교회가 어떻게 뿌리내렸는지 보여주는 「범말 공소 할배」와 「만화 성지순례」, 「내 친구들」에 보낸 질문내용에 답하는 상담서로 교리내용과 신앙생활, 우정 등의 문제를 주제별로 묶은 「달강 달강 신부님」이 있다.
또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살았던 성 마르티노 데 포레스 성인의 이야기를 엮은 「빗자루 수사」「아르스의 비안네 신부」「몰로카이 섬의 다미안 신부」등은 성인전을 만화로 엮은 책.
이밖에도 여학생들이 좋아하는 순정만화 「너랑 나랑은」「요정의 씨앗」「작은 아씨들」과 숨은 그림이 들어있는 「찾으면서 배우는 다솜이의 성서여행」, 12월까지 성인들의 생애를 읽으며 색칠공부도 하는 「색칠하며 만나는 이달의 성인」도 인기다.
장·단편 소설은 키 작고 까만 아이 찐공이와 동생 땅콩이의 꿈과 용기를 담은 「굴뚝 속의 찐공이」(정원석/가톨릭/문화공보부 추천도서), 쵸쵸의 신기한 꿈나라 여행을 통해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주는 「새앙쥐 쵸쵸」, 가정에서 일어나는 소박하고 재치 있는 이야기를 엮은 단편동화 「우리집 보물」을 비롯 「밥데기 죽데기」「내 짝꿍은요」(바오로딸)등과 탄광 마을의 성근이와 성재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탄광 마을에 뜨는 달」(성바오로).
생활성서사 단행본 편집1팀 어린이물 담당 김 아만도 수녀는 『폭력적이고 감각적인 매체에 물들어 있는 어린이들에게 직접적으로 하느님 얘기를 하는 것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동화나 일상 생활 속 이야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느낌을 전함으로써 신앙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이도록 하는 책들을 권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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