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인천 신세기빅스와 청주 SK 나이츠의 경기. 생김이 비슷한 두 선수의 주고받는 팽팽한 경기가 눈에 띈다. 바로 농구코트의 쌍둥이 빅스타 조상현(베드로·26·대전 대흥동본당)·조동현(바오로·26선수가 접전을 벌이는 게임이다.
서대전초등학교 때부터 연세대까지 13년간 한 팀에서 공격수와 수비수로 함께 뛰었던 이들은 지난 99년 각기 다른 프로구단에 입단해 현재 맹활약하고 있다. 프로구단 입단 후 바로 주전으로 뛰기가 쉽지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 주전으로 뛰고있는 두 선수의 실력은 구단이 인정하는 수준급이다.
형 조상현 선수는 SK 나이츠의 포워드로 경기당 평균 22득점을 올리는 팀 공격수. 수비수인 조동현 선수는 몸을 아끼지 않고 수비에 뛰어들기로 유명하다. 덕분에 올해 「베스트 수비상」을 받긴 했지만 그동안 단 한번도 형의 팀인 SK 나이츠를 이겨본 적이 없어 늘 과제로 안고 있다고.
시즌 때 보통 연습시간 외에도 야간훈련으로 실력을 쌓고 있는 이들의 가장 열렬한 팬은 바로 어머니다. 아들들의 경기일정을 달력 가득 적어놓고 집과 가까운 경기장을 찾아다니며 거의 빠짐없이 응원을 다닌다. 행여나 부상을 당하거나 경기에서 패하면 아들만큼이나 아파하는 어머니의 응원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가장 큰 힘이 된다고 한다.
이들의 경기 전 징크스는 둘 다 성호 긋기. 어렵고 간절할 때 더욱 하느님을 찾게 된다는 것을 이들은 매번 경기 때마다 느낀다고 한다. 연중 절반을 차지하는 경기시즌 때마다 게임을 앞두고 조급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기도 드리는 게 이젠 버릇이 됐다. 주말마다 경기를 치르고 단체생활을 하다보니 매주일 미사를 봉헌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도 휴가 때면 빠짐없이 성당을 찾으려고 애를 쓴단다. 유아세례를 받은 이들은 중학교 때 가까스로 첫영성체를 했다. 한참 운동선수로 몸을 다져가던 학창 시절, 어머니의 열심한 신앙 덕분에 주말마다 수녀님께 특별 교리를 받고 신부님께도 따로 첫 영성체를 받는 특혜(?)를 누릴 수 있었다. 다른 아이들이 교리를 받는 시간엔 늘 땀흘리며 농구공과 씨름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몸이 허락하는 한 프로선수로 농구 코트에 남고 싶다는 쌍둥이 두 선수. 후회없을 만큼 코트를 누비며 뛴 다음에는 단란한 가정을 이루며 사는게 이들의 작은 소망이다. 무릎 부상으로 4월 16일 일본으로 치료를 떠난 조동현 선수에게 형이 바라는 것은 빨리 부상이 완쾌돼 내년 시즌에는 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것. 동생이 형 조상현 선수에게 당부하는 건 늘 겸손하고 부상없이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항상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선수이길 바라는 것이다. 외모서부터 뛰어난 농구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모습보다 이들의 진짜 닮은꼴은 쌍둥이 형제가 서로를 위하는 따뜻한 마음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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