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과 즐거움이 있는 문화 광장」우리나라 최초의 본당이자 한국교회의 상징인 서울 명동 주교좌 본당(주임=백남용 신부)이 다양한 문화강좌와 음악회 등으로 「열린 교회」의 표본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 99년부터 시작된 한낮 음악회는 나른한 오후에 편안함을 얻고자 하는 직장인들에게 달콤한 휴식을 선사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매주 월요일 오후 12시30분부터 30여분 정도 진행되는 이 미니 음악회는 일반 대중들에게 파이프 오르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교회음악의 진수를 선보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매주 빠짐없이 한낮 음악회를 찾는다는 직장인 김성호(35)씨는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나른한 오후 점심식사 후 산책 겸 성당을 자주 들르게 되는데 음악회가 있는 날이면 연주회를 감상하며 기쁨을 얻는다』고 설명하고 『바쁜 생활로 음악회를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런 미니 음악회가 성당에서 마련돼 좋고 파이프 오르간 연주도 아주 인상적』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같은 음악회는 우선 지역민들과 직장인들을 향한 교회의 문화 공간이란 점과 교회를 알리고 홍보하는 간접선교란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아울러 명동본당이 가지고 있는 가톨릭 교회의 대표적 이미지가 문화적 요소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파급시켜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87년부터 신자들과 지역민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되고 있는 문화강좌도 수준 높은 강사진과 교육으로 성황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오르간, 수화교실, 꽃꽂이, 사진교실 한자교실 등 9개에 이르는 다양한 강좌는 신자, 비신자 구분 없이 평소 배움의 열망을 가지고 있던 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삶의 활력을 얻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꽃꽂이 강좌를 담당하고 있는 홍숙화(프란치스카)씨는 『일찍이 이러한 문화강좌들이 전무한 상황에서 선도적으로 명동본당이 시작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하고 특히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서 무언가 삶에 활력이 되고 도움이 되는 교육을 받는다는 자체가 매우 의미가 있고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명동본당은 지난 99년 성당 축성 100주년 기념 학술 세미나를 열고, 민족사 안에서 앞으로의 모습과 방향을 진지하게 모색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교회 전문가들은 주제발표를 통해 과거 명동본당이 민주화의 광장이었다면 앞으로 문화의 광장으로 변모돼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명동본당측은 향후 민족사 안에서 성지로서의 모습을 오래 보존하고 정신적 지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가면서, 문화 광장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담당해나갈 계획이다.
백남용 주임 신부는 『평일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성당을 찾아 담소를 나누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에게 고급 문화를 소개하자는 취지에서 한낮음악회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앞으로 많은 이들이 문화강좌와 음악회 등을 통해 삶의 활력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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