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당 퐁당」「어린이날 노래」「졸업식 노래」「기찻길 옆」등 유치원생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르는 이가 없는 동요들. 교과서에서 배웠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늘 흥얼거리며 불렀던 것만은 기억나는 곡들을 지은 동요작가 윤석중 선생의 주옥같은 동시들이 영역,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출간됐다.
영어 동시집 「우리들은 자란다(We are growing)」<문공사/80쪽/9500원>는 선생의 장남 윤태원씨가 72년 미국에서 펴내 호평을 받았던 「넉점 반(Half past Four)」 중 어린이들의 호흡에 맞는 짧은 동시 35편만을 추려 재편성한 책.
이 책은 국내 어린이는 물론 이민 가정의 어린이, 세계 각국의 어린이들에게 아름다운 동시를 들려주기 위해 출간됐다. 특히 우리말과 영어 두 가지로 씌어져 있으며 내용을 담은 CD가 수록, 디지털 세대인 어린이들이 동요를 듣고 보며 영어 공부도 겸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또한 대중 가요를 더 즐겨 부르는 요즘 어린이들에게 아름다운 우리말로 지어진 동요들을 다시 읽게 함으로써 맑고 고운 심성을 되찾아 주고픈 저자의 마음이 표현된 것.
윤석중 선생은 『평생을 두고 지은 노래가 생생히 살아서 영어로도 옮겨지고 세상에 퍼지는 걸 보면 동요란 어릴 적에만 입에 오르내리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 듯 하다』며 『제 나라 어린이들만 즐겨 부르는 것이 아니라 한나라 한 겨레의 나라 사랑 마음을 본받게 해 주는 영원한 선물 노릇도 해주는 게 동요인가 보다』고 말했다.
한국 아동문학의 산 증인이라 할 수 있는 윤석중 선생은 일제에 짓밟힌 동심을 되찾고 아름다운 우리말로 지은 노래들을 부르고자 동요를 짓기 시작했다. 그의 말을 빌자면 『어린아이들의 독립운동』이었던 동요창작은 그를 한평생 어린이로 살게 했고 아동문학 외에도 「어린이 신문」「새싹문학」창간, 「소파상」「장한어머니상」「새싹문학상」등을 제정하며 어린이들을 위해 구십 평생을 살아왔다.
열 한 살 때 처음 동요를 짓기 시작했으니 올해로 80년째 동요를 짓고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 지은 동요만도 1000 편이 넘는다.
『그 중에 몇 편이나 살아남을 지 궁금해요. 그래도 몇 편이나마 다음대로 이어질 수 있다면 그게 자랑스럽고 영광스런 일이겠지요』라는 윤석중 선생. 『구십 평생 한 길을 걸어왔다는 게 자랑스럽다』는 그의 말에 누가 토를 달 수 있겠는가.
그는 요즘 새싹회 회장으로 27년간 매일 출근하던 사무실 문을 닫고 조용히 책을 읽으며 하루일과를 보내고 있다. 구순의 나이에도 틈틈이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출판사 요청으로 동요와 전래동화 등을 곁들여 어린이들에게 가르침이 될만한 속담들을 재미있게 풀이한 「윤석중 할아버지와 함께 하는 속담여행」(아이북)을 펴내기도 했다.
요즘 어린이 책에 대해 『「어른스러운」표현들이 많아 어려운 것 같다』는 그는 후배들에게 『작가들이 먼저 우리말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며 『쉬운 우리말을 가려내 어릴 때부터 제 나라 말에 정을 들이고 가까이 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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