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를 주보로 모시게 된 것은 1841년 8월 22일 교황 그레고리오 16세의 허락을 얻으면서 였다.
제2대 조선교구장이었던 앵베르 주교가 1838년 12월 1일 그에대한 윤허를 청했고 3년여만에 교황의 인가가 떨어진 것이다.
이후 1846년 11월 2일 「죄인들의 회개를 위한 무염 성모 성심회」가 당시 선교사제였던 다블뤼 신부에 의해 설립되는 등 한국교회 신자들의 성모신심 운동은 체계와 조직을 갖추기 시작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교회 창립시부터 보여진 한국신자들의 돈독한 성모신심 활동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자료에 의하면 한국교회가 태동된 서학 연구시기에 나타나고 있는 한문본 서적중에는 「매괴십오단」이란 신심서와 「천주성교일과」등의 기도서가 있었고 신유박해 때 형조에 압수돼 소각된 서적들 중에는 성모관련 한문본 한글본 책들이 무수히 많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 중에는 특히 한글본 성모 관련 서적들도 상당 부분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데 이는 박해 상황 안에서도 열렬했던 당시 신자들의 성모신심을 엿볼 수 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죄인들의 회개를 위한 무염 성모 성심회」창립으로 신자들은 주마다 정기회의를 통해 정한 기도문을 바쳤고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곤 했다. 이 단체는 오늘날 각 본당 안에 남아있는 성모회의 요체가 됐다.
한국교회 주보
1862년 앵베르 주교가 번역 발행한 「텬쥬성교공과」등은 신자들의 성모신심을 더욱 고양시켰다. 이 기도서는 일상기도와 주일 그리고 전례주년내 성모축일에 바치는 기도문들을 수록하고 있어 1962년 바티칸 공의회까지 전례 성모신심의 기도서이자 지도서 역할을 하게된다.
이외에 「주년첨례광익」(1865년) 「성모성월」(1887년) 「매괴성월」(1914년) 등의 잇따른 발행은 신자들에게 성모의 축일과 구원사 안에서의 위치를 이해시켰고 성모성월 및 성모의 덕행에 대한 인식을 넓혀 나갔다.
이러한 흐름속에 1898년 명동대성당은 무염시태 성모께 봉헌됐고 「성모무염시태」교리선포 1백주년이 되는 1954년에는 한국교회가 다시 성모마리아께 봉헌되는 등 성모마리아와 관계된 한국교회 역사는 계속 이어졌다.
레지오 마리애, 파티마의 성모사도직(푸른군대), 성모의 기사회 등 성모 신심운동 및 사도직 활동들은 1950년경 전파되기 시작했다.
「푸른군대」가 1953년 미국인 군종신부 마태오 제이 스트롬스키 신부에 의해 소개된 것을 비롯, 같은해 목포 산정동성당을 통해 한국 성모 신심운동의 대표적 주자라 할 수 있는 「레지오 마리애」가 상륙했다.
푸른군대 즉 파티마의 성모 사도직은 1964년 하안토니오 신부에 의해 본격화 됐고 전국 규모의 성모신심 운동 및 사도직 운동으로 번져가게 됐다. 현재 전국 회원수는 15만여명에 이른다.
한편 레지오 마리애는 목포 산정동성당에 도입된 이후 1958년 서울 흑석동성당에서 레지오 마리애를 조직하게 됐으며 그 과정을 통해 전국적으로 뿌리를 내리게 된다. 서울과 광주 세나뚜스로 나눠져 있는 상황에서 서울 세나뚜스 소속 단원수만 15만5천여명에 이르는 규모를 보이고 있다.
비교적 늦게 도입된 성모기사회의 경우 1976년 5월 20일 대구대교구장의 활동 승인을 받은후 전국적으로 모임을 갖게 됐는데 현재 회원수는 2만여명 정도.
위축된 듯한 느낌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같은 성모마리아와 깊숙히 연관된 역사를 이어왔음에도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한국교회 성모신심은 다소 위축된 듯한 느낌이 없지 않다고 지적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제시된 성모 신학이 새롭게 조명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그 원인을 밝히고 있는 한 신학자는 『이런 면에서 대다수 신자와 가정들이 성모 신심의 생활화 차원으로 깊이 있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전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올바른 성모신심이 육성되기 위해서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신학에 의거하여 한국교회의 성모신심 방향이 일신되어야 하고 또한 공의회 교도 지침에 입각한 성모 신심 육성지침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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