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손 안에 연장(TANQUAM INSTRUMENTUM IN MANU)』. 이를 모토로 예수성심시녀회의 수녀들은 매순간 하느님께 응답해 더욱 많은 곳에서 쓰여질 수 있도록 늘 깨어 지낸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여러 속성 중 「자비하신 하느님」을 보여주고팠던 루이 델랑드(Louis Deslandes) 신부는 이들을 예수성심께로 인도하고자 「예수성심 시녀회」를 창설한다. 이에 수녀들의 소명도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들 곁에서의 희생과 봉사로 엮어진다.
예수성심 시녀회의 기본 영성은 하느님의 자비하심 안에서 이뤄진다. 하느님의 인자하심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이 바로 「예수 성심」. 시녀회는 버림받고 가장 소외된 이웃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몸소 보여주신 예수의 사랑을 실천하고 전하는 소명에 따라 살아간다.
「주님 손 안에 연장」으로 살아가는데 있어 시녀회가 가지는 모습은 「가장 작은 자」이다. 창설자 루이 델랑드(Louis Deslandes) 신부는 늘 형제적 사랑으로 작은 일에서부터 희생과 봉헌을 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수녀들은 서로를 위해 발자국 소리를 죽이는 것부터 조용히 문을 여닫는 등 남의 신경을 거스르는 일은 아주 작은 것부터 먼저 배려하도록 노력한다. 수녀회 밖에서의 활동도 남이 하기를 원치 않는 일, 누구나 하기 어렵고 꺼리는 일을 기꺼이 받아들여 실천하며 이것이 하느님께 대한 경건한 봉사임을 자각한다(회헌 4조).
예수성심시녀회의 영성강화 내적생활 성숙을 위한 노력으로 또한 돋보이는 것은 지역모임이다. 1972년부터 전국에서 각 지부(지금의 지역 모임)별로 모임을 가지고 피정 및 세미나, 토론회 등을 통해 영성과 친교를 다져왔다. 현재는 전국 17개 지역에서 매달 모임을 갖고 있다. 각 지역모임에서는 생활 실천 주제가 공동으로 제시되는데 이는 4년에 한번 열리는 총회의 내용을 구체적 주제로 나눠 매달 지역 모임 시 제시해, 다음 모임 때까지 그 주제를 살고 묵상하게 된다.
영성의 실현을 위해 구체적인 방법으로 제시되는 것은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꼬가 실현한 형제애와 가난이다. 예수성심 시녀회 소속 수녀들은 입회 시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꼬 수도회 수도3회에 속하게 된다.
프란치스꼬 재속 3회원이었던 루이 델랑드 신부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봉사와 성직자를 돕는 일들이 가난을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이웃을 사랑하며, 소박하고 단순하게 살아가는 프란치스칸적인 삶과 가장 유사하다고 느꼈다. 따라서 그는 자신을 따르던 정녀들에게도 가난하면서도 항상 하느님 섭리에 의탁하는 믿음으로 이끌었다. 당시 한국에는 성 프란치스꼬회 수도자들이 파견돼 있지 않아 델랑드 신부가 직접 정녀들을 3회원으로 받아들이고 수도복을 줬다. 또 정식 수도회로 인준을 받고 난 뒤에는 성 프란치스코 수도 3회에 가입해 수도 3회원으로서의 삶을 함께하게 됐다.
시녀회는 또한 성모신심에 비해 예수성심에 관한 신심이 활성화되지 않았음을 자각하고 신자들에게도 예수성심의 사랑을 알리고 가르치는 데 적극 노력하고 있다. 그 구체적 방법의 하나가 '예수성심 봉사회'이다.
예수성심 봉사회는 시녀회의 영성을 나누기 위한 제도의 하나로 영성의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의 가장 큰 목적은 바로 일상생활 안에서 예수성심의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삶의 자리 곳곳에서 예수성심의 향기가 풍기도록 사는 것. 예수성심 봉사회 회원수는 10개 교구 362명(2001년 3월 현재)으로 올 6월이면 첫 수련자를 배출할 예정이다.
봉사회의 우선적인 대상은 예수성심 영성을 사는 수녀들과 가장 가까운 그들의 가족들이다. 이들은 지원기 1년, 청원기 1년, 수련기 2년을 거쳐 서원을 하며, 매월 1회 모임을 갖고 수녀회의 역사와 영성 등을 교육받고 미사를 봉헌한다.
이들에게는 청원기 때부터 사회봉사를 하는 숙제가 지워진다. 시녀회는 여러 곳에서 사회복지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봉사회 회원들은 수녀회 소속 사회복지기관에서는 봉사활동을 하지 않는다. 이는 수녀원을 돕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회에 예수성심의 영성을 알리고 실천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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