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은 하느님께 인정받은 하느님께 속한 사람으로 거룩한 기름 발리움으로 하느님의 축성된 인물이 되었다.
9장 전체에 걸쳐 신비로운 기대감을 고조시킨 뒤에 10장 첫머리에서 단순하지만 고대사회에서 극히 중요한 의식으로 매듭을 짓는다. 예언자가 지목된 인물의 머리에 기름 한 병을 붓고 이어서 입을 맞추며, 해설과 축하와 기도가 협쳐진 선언을 한다(10, 1). 그것은 왕의 축성식이었으며 이 의식으로 주권이 부여되고 하느님의 대리자로 인정받았던 것이다. 그 순간부터 그는 일개 사인이 아니며, 특별히 하느님께 속하는 사람, 거룩한 도유의 힘으로 하느님의 축성된 인물이 된 것이다. 이 관습과 의식으로 말미암아 왕을 가리킬 때에는 그저 「기름부음 받은 자」 즉 「메시아」라고 불렀으며, 이 명사는 장차 올 이상적인 군주를 일컫는 칭호로 바뀌었다.
성서의 다른 중대 사건에서 의례 일어나듯이 (예를 들어 모세의 파견 출애 3, 12) 하느님의 말씀에 표적이 따라온다. 사울의 경우에는 새 왕에게 내린 하느님의 권능이 과시되는 모양으로 표적이 나타난다(10, 1b~8). 예언자의 언약이 그대로 실현됨으로써 사울에게 하느님의 가호가 있다는 보증이 나타났고(10, 9~16) 그 가호는 국민 대다수의 신임이 되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10, 24~26).
전 국민의 지지얻은 사울
왕을 선발하는 방식은 제비뽑기로 지파별, 가문별, 개인별로 진행한다(10, 17~21 여호 7, 14~18). 부록까지 곁들여 정작 제비뽑힌 인물이 짐짝 속에 숨어 있었다는 진기한 광경을 부여해준다. 사울의 용모에 모두 기뻐하지만 사무엘만은 못마땅한 표정이며 그는 거듭 백성에게 경고를 하고 공식으로 국왕의 법률상의 권리를 기록하여 보관시킨다(10, 22~25).
그러나 국민 전체가 사울에게 호감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왕정을 지지하는 전승(10, 27)은 새 국왕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을 한데 묶어 '못된자들'이라고 찍어 말한다. 왕정을 지지하고 반대하는 두 당파의 알력은 반대당을 몰살하려는 동족상잔 직전까지 발전한다. 사울의 개입으로 중대한 유혈사태는 사전에 저지된다. 이 관대한 처사로 국왕은 드디어 전국민의 인정과 지지를 받기에 이른다(11, 12~15). 하느님의 권능은 곧 드러나서 적국을 크게 무찌른 승리가 온다. 사울은 백성을 구하여 자기의 통솔 능력을 과시하고 특히 자기 왕위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도량을 보여준다(11, 1~13). 전번에는 사울의 축성이 비밀리에 거행되었지만 이번에는 공식발언으로 온 백성이 즉위식을 올리고 성대한 종교 집회를 연다(11, 14~15).
왕을 요구한 것은 잘못
사울이 국민 전체에게 왕으로 인정을 받게 되자 사무엘은 공식으로 사울의 손에 정권을 이양한다.
고별연설(12장)을 통해서 그는 먼저 백성을 영도해온 자기의 책임을 회고한다.
그의 공정과 청렴은 모두가 인정한 바이다(12, 1~6). 이어서 이스라엘의 역사를 간략히 상기시키면서 당신 백성을 결코 저버리신 적이 없으신 하느님의 섭리와 업적을 열거한다. 왕을 요구한 행동이 하느님께 대한 불신이었다고 거듭 역설한다(12, 7~15). 회개하라는 사무엘의 촉구와 백성의 죄 고백이 따르는데 거기서도 왕을 요구한 행실이 큰 죄라고 못박는다(12, 16~19). 야훼의 자비만이 다시 백성을 건져주실 것이며, 왕을 비롯하여 온 백성이 충실하게 하느님을 섬기는 조건으로 그 자비를 입는다고 가르치며 연설을 맺는다(12, 20~25).
사울이 왕이 된 것은 야훼 하느님이 선택해 주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사울에게 일어난 여러 가지 사건들 곧 염소를 찾아 길 떠난 일, 사무엘을 만난 일, 예언자 무리에서 신들리게 된 일 등등 우연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계획 하에 이루어진 것임을 강조한다.
사무엘의 연설은 구원의 역사를 돌아보며 현재 우리에게도 하느님과 맺은 계약에 충실할 것을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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