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노원본당(주임=안경렬신부)에는 매주 한 차례씩 인근 학교에서 온 학생들로 활기가 넘친다. 정규수업인 종교 특별활동반(CA) 수업시간이다.
노원본당이 99년부터 온수고, 상경중, 중원중, 재현고 등 인근 중고등학교의 CA 가톨릭반 활동을 지원하면서 학생들이 성당으로 와서 수업을 진행한다. 70% 이상은 영세를 하지 않은 비신자들. 신자 아이들 외에는 자신들을 「인격적으로 존중」해주는 이런 자리가 낯선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내 특유의 붙임성과 활달함으로 마음을 열고 자유스럽고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임했다.
3월 첫 시간, 자기소개를 하고 올해 목표를 타임캡슐에 넣은 아이들은 미사해설 등을 소개받으면서 천주교에 대해 최소한의 지식을 익힌다. 하지만 그것으로 일단 교리교육은 대강 정리하고 나머지 프로그램들은 심성계발에 집중된다.
빡빡한 학교 수업에서 벗어난 아이들은 계란에 그림을 그리고, 컴퓨터에서 하느님을 찾아보고, 성서 비디오를 관람하고 음악감상을 하는 이런 재미난 수업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더군다나 TV 같은데서 근엄한 표정으로 죄인들을 용서해주던 신부님, 그리고 수녀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니 「신선한 충격」이다.
『아이들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아요. 자기들이 얼마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깨달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직접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진행하고 「놀기도 하는」박데레사 수녀는 이렇게 말했다.
CA 지원이 이뤄지게 된 것은 주임 안경렬 신부의 의지가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안신부는 이미 전임지인 반포본당에서 이를 실시한 경험을 갖고 있다. 노원본당으로 부임하자마자 사목협의회 내에 종교특활분과를 개설하고 적극 지원에 나섰다.
『청소년 시절에 「하느님의 모상」으로서 자신의 자아를 발견할 수 있도록 성당에서 도와주어야 합니다』주임신부의 관심과 지원은 「급기야」찹쌀떡 기계를 2대나 구입하기에 이르렀다.
아이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도 의심스러운 음식을 먹지 않도록 간식을 직접 만들고 있다.
현재 지도교사로 봉사하고 있는 선생님은 수녀님을 포함해 김남희(미카엘라), 김경희(수산나), 임형선(씨튼 엘리사벳) 선생님 등 4명. 그저 「몸으로 때우는」것이 아니라 무척 힘들다.
하지만 그만큼 보람이 크다. 김경희 선생님은 『공동체 활동이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것을 보면서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교구에서도 CA활동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주임 안경렬 신부는 이렇게 말했다. 『성당에서 학생을 접촉하고 사목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이제 학교로 사목현장을 확장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성당에 오지 않는다고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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