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성인 생존 때부터 시작된 작은형제회의 해외선교는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선교로 이어져 한국까지 진출하게됐다. 1245년 중국에 발을 들여놓은 프란치스칸들은 1650년 조선선교계획을 시도했으나 조선의 쇄국정책으로 인해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수도회의 공식적인 한국진출은 1937년 이뤄졌지만 한국과의 접촉은 이미 한국 최초의 신자인 이승훈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1784년 중국에서 베드로라는 이름으로 이승훈에게 세례를 준 그라몽 신부는 예수회 회원이었던 것이다. 또 한국교회 안에 프란치스코회가 설립되기 이전에 한국인 재속 프란치스코 회원이 먼저 배출됐다. 1921년 미국에서 유학 중이었던 고(故) 장면(요한) 박사와 장발(루도비꼬) 선생이 미국에서 재속형제회에 입회, 수도서약을 한 이후 한국에 들어와 프란치스코회를 소개한 바 있다. 평신도에 의해 한국교회가 설립된 것과 마찬가지로 프란치스코 영성 또한 수도자가 아닌 재속회원에 의해 먼저 알려진 것이다.
이후 수도회의 한국진출이 본격화된 것은 1928년 캐나다 성 요셉 관구 형제들이 한국 교구 사제들의 피정을 지도하면서부터였다. 이를 계기로 서울과 대구교구에서는 프란치스코회의 피정 지도를 계속 요청했고 새로운 사목지를 찾고 있던 캐나다 성 요셉 관구는 일본에 이어 조선진출을 시도하게 됐다.
1937년 대전에 수도회 설립을 허락받은 프란치스칸들은 캐나다 관구 소속 도 요한겧 쥐스땡 형제 2명을 한국으로 파견, 한국 작은형제회 수도생활의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 이듬해 대전 목동에 「천사들의 성 마리아 수도원」을 개원한 선교사들은 기도와 학문, 전례, 다양한 노동활동을 강조하며 한국인 수도자들을 양성하는데 힘을 쏟았다. 그러나 2차 대전의 발발로 4 명의 캐나다 형제들은 전쟁 포로로 연행됐고 수도원이 폐쇄되는 위기를 맞았다. 4년간 옥고를 치룬 프란치스칸들은 45년 해방이 되면서 다시 대전 수도원으로 돌아와 수도생활의 터전을 복구하고자 노력했다. 이런 노력도 잠시, 6?5 발발로 한국에서의 프란치스칸들의 활동은 중단됐다.
그러나 이때 선교사들은 방인 형제들을 배출하기 위해 캐나다로 한국 형제들을 데리고 가 수도자를 양성했고, 캐나다 관구에서 양성된 방인 형제들은 훗날 한국 관구의 초석을 이뤘다.
1957년 교황청으로부터 정식으로 인준을 받고 다시 수련을 시작한 작은형제회는 이듬해 꼰스탄시오 쥬뽀니 신부가 진주 근처에 있는 나환자 공동체 가족 20명에게 세례를 주면서 나환자를 위한 사도직 활동을 처음으로 시작하게 됐다. 65년에서야 한국의 중심인 서울 정동에 수도원을 설립했고 이를 기점으로 한국 프란치스칸 체제는 진일보하게 됐다.
서울에 수도원을 세운 작은형제회는 71년 성북동에 신학원을 설립해 수도자 양성에 힘을 기울여왔으며 전국적으로 활동범위를 넓혀갔다. 캐나다 관구 형제들의 선교에 이어 이탈리아, 스페인, 멕시코 관구 선교사들이 입국하면서 프란치스칸의 한국선교는 활발했으며 작은형제회 수도공동체는 더욱 활기를 띠었다.
한국지부였던 작은형제회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며 69년 프란치스코회 한국 총장대리구에서 자치 독립의 한국 준관구로 승격됐고, 87년 12월 10일에는 한국진출 50주년을 기해 로마 총본부로부터 「한국 순교성인 관구」로 인가를 받았다. 한국 안에서 프란치스칸의 영성을 전파하며 성장한 작은형제회는 스승의 모범을 따라 빈민, 나환우, 사회복지 등 소외된 이들을 위한 사도직활동을 확대시켜갔고, 선교의 정신을 이어 본당사목, 해외선교도 활성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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