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게 사는 삶이란 어떤 삶일까.
전세계 44개국 350여 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빈민구호 공동체 「엠마우스」창시자 피에르(Abbe Pierre) 신부가 인생에 기쁨을 느끼며 살고자 하는 이들에게 「단순한 기쁨」이라는 해법을 내놓았다.
그의 자전적 에세이인 「단순한 기쁨」에서 피에르 신부는 기쁘게 사는 삶이란 『타인과 더불어 사는 삶』이라고 단언한다. 삶의 「기쁨」은 결코 멀리 있거나 거창한 것이 아니라 목마를 때 마시는 한 모금 물과 같은 것이며, 이웃과 더불어 베풀고 나누는 작은 것에 만족하는 데서 오는 것이라며. 그러나 어찌 보면 원론적이고 진부하기 짝이 없는 이런 메시지들은 그의 「행동파」적인 삶의 행로를 따라가며 더욱 힘있게 다가옴을 느낄 수 있다.
프랑스 리옹의 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나 「보장된 미래」를 헌납하고 열 아홉에 카푸친 수도회에 입회한 피에르 신부는 2차 세계대전 때는 레지스탕스 활동을, 전후에는 잠시 국회의원을 지냈다. 1949년 자신의 집을 부랑자와 빈민들의 안식처로 내놓고 시작한 엠마우스 운동을 오늘날 세계적인 빈민 구호 운동 공동체로 만들었으며 프랑스인들에게 「가장 사랑하는 인물」로 꼽히는 그의 인생은 「겨울 54」란 제목의 영화로 제작, 집 없는 이들과 실업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끌어들이는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아흔의 나이에도 교회와 성직자가 범한 오류를 과감히 질타하고 고통받는 약자들을 그대로 내버려두는 세상에 대해 분노하며, 생각한 바를 행동으로 실천하는 피에르 신부는 이 책을 통해 전하고픈 메시지를 이렇게 이야기한다.
『샤르트르가 「타인」은 지옥이라 말했다. 그러나 나는 그 반대라고 확신한다. 타인들과 단절된 자기자신이야말로 지옥』이라고. 『타인은 내 삶의 「단순한 기쁨」이 될 수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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