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은수자들과 수도원 설립
1)성 빠코미오
사막의 안또니오(290?-347?)는 전형적인 은수자였다. 그에게는 제자들도 많았지만 조직적인 공동생활은 이루지 못하였다.
올바른 교육, 물질의 포기와 완전한 청빈, 사욕편정과의 싸움 등을 실천할 수 있는 스승의 가르침, 그리고 이런 삶을 원하는 이들이 함께 사는 장소가 필요했다.
이런 점에서 빠코미오 성인은 뛰어난 조직가요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나일강 상류의 타벤니시에서 수도 공동체를 세워 성공적으로 발전시켰다. 이를 공주(共住)생활이라고 한다.
빠코미오는 군대생활을 할 때 313년 경 그리스도인들이 실천하던 사랑의 삶에 감동되어 세례를 받고 빨레몬이라는 스승으로부터 6년간 은수자 생활에 필요한 모든 가르침을 받은 후 봉헌자들을 모았으나 실패하였다.
이 실패를 교훈 삼아 그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더욱 가난한 삶을 살았다. 그러자 사방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어 공동생활을 시작하였는데 어려운 과정들을 거친 후 확고한 규칙과 교육을 통하여 좋은 수도 공동체를 이루어나갔다. 그는 세속 학문을 배운 적은 없었으니 성서 읽기와 암송을 통하여 지혜를 얻어 복음을 이해하였고 특히 수행자로서 자기 포기의 원리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또한 그는 권위의 가치를 알고 있어 수행자들을 지혜롭게 지도하였으며 인간에 대한 연민도 많아 주위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는 장상들에게 대한 철저한 순종과 청빈을 강조하였다. 개인적인 수입도 공동체로 귀속시켰으며 필요시에는 허락을 받아 지급 받게 하였다.
종신토록 최고 장상직에 있었던 그는 1년에 두 차례(부활절과 8월) 분원장 회의를 통해 의견을 듣고 새로운 결정을 내렸다.
카리스마적인 권위로 인해 지역 주교들과 마찰도 없지 않았으나 아타나시오 성인의 지지를 받아 용기를 얻었다.
그는 남자들을 위하여 수도원 9개, 여자들을 위하여 2개를 세웠다. 성인의 전기 6권과 여러 교훈집과 서신들이 전해져 내려온다.
성인의 규칙서는 체사레아의 성 바실리오에게 영향을 주었으며 420년경 갈리아 지역에서 쓰여진 「수직 규칙」은 이 규칙서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 외에도 여러 규칙서들은 성인의 규칙서에 영향을 받았다.
이와 같이 성인은 그리스도교 영성사에 큰 업적을 남겼으니, 특히 공동체를 이루어 수도생활을 한 점은 큰 발전이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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