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지 5면(외신면)에는 복자 마라빌랴스 수녀의 시성 기적심사 통과를 기뻐하는 한 한국인 수녀의 편지가 실렸다. 기쁨과 신뢰가 생생하게 전해지는 편지글을 통해 새삼 시복시성의 은혜를 생각케 된다. 한편으로는 기적심사에 대한 궁금증도 더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기적심사는 첫째 하느님께서 그 기적을 참으로 행하신 것인지, 둘째 그 기적이 실제로 시복시성 후보자의 전구로 일어난 것인지를 가려내는 것이다. 여기에는 신학적, 법적, 역사적 측면의 조사와 함께 과학적, 의학적 조사도 뒤따른다.
조사는 대단히 엄격하게 진행되는데 교회는 관련 전문가나 심지어 반대자들의 의견도 청취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시복을 위해서는 두가지 이상의 기적이 인정되어야 하나 교황은 그중 한가지를 관면할 수 있다. 순교자의 경우에는 기적이 모두 관면되기도 한다.
마지막 단계로 교황이 주재하는 추기경 및 관계 주교회의가 개최된다. 교황은 고문단과 고위 성직자 및 추기경들의 의견을 청취한 다음 그것이 합당하다고 사려될 경우 교령을 작성하도록 명하고 시복행사 날짜를 택한다.
시복식이 거행된 다음, 복자의 전구로 새로운 기적들이 일어났다는 소식들이 접수되면 시성을 위한 새로운 절차가 시작된다. 이 때도 통상 두가지 이상의 기적이 인정돼야 하는데 수많은 토의와 조사 끝에 하느님께서 그 복자의 전구를 통하여 기적을 행하셨다는 것이 증명되면, 교황은 추기경들과 관계 주교들의 회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시성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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