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저는 17살인데 제 친구가 자살을 했어요.
천주교에서는 자살을 하면 절대 안된다고 하는데 사람들이 열심히 기도해 주어도 정말 제 친구는 구원될 수 없을까요? 착한 애였는데….
【답】자살은 천주교에서는 엄히 금하고 있습니다. 모든 생명의 근원은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것이며, 자기 생명도 그러합니다. 하느님의 십계명 중 제5계명은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인데, 이 살인에는 자기가 자신의 목숨을 끊는 것도 해당됩니다.
인간의 생명은 자신의 힘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신 것이기에 소중하게 관리하고 지켜야 할 의무와 권리가 있습니다. 이웃에 대한 사랑은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데서부터 시작합니다.
자신의 몸과 생명이 소중하고 귀하다는 생각을 한다면 타인의 생명에 대해서도 소중한 마음이 들게 됩니다. 그러므로 자살한 사람은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을 스스로 끊어버린 것이기에 하느님의 은혜를 저버린 것이 됩니다. 그리고 자신을 낳아주신 부모님의 은혜에 대한 배반이며, 가족과 이웃과 공동체와 사회에 기여해야 할 자신의 의무를 회피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의 육체는 마지막 날에 부활하여 영혼과 결합하여 영광을 입을 소중한 인간의 한 부분입니다.
또한 자살은 자신의 발전 가능성을 끊어버리는 것이기에 하느님이 주신 생명을 가진 존재의 목적성을 스스로 저버리는 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교회에서는 자살을 엄격히 금하고 있습니다. 물론 자살하는 사람들이 쓴 유서에는 자살의 이유들이 적혀 있지만 그것이 자살을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자살한 사람이 반드시 지옥에 갈 것이라고 판단을 할 수는 없습니다. 생명의 주인이 하느님이듯이 저승에서 지속될 영원한 생명의 주인도 하느님이시기에 비록 자살한 사람이라도 그가 하느님의 자비와 선하심을 통해 구원되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다만 공식적으로 교회에서는 자살자를 위한 장례미사를 봉헌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가 하느님의 자비하심과 용서를 통해 구원되도록 기도하는 것은 우리 동료 인간들의 연대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살자가 구원되느냐 아니냐를 판단할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연민과 우정 그리고 사랑의 마음으로 용서를 청하고 하느님의 자비로우신 판단이 있으시기를 기도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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