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5일 오후3시. 광주 진월동본당(주임=한덕수 신부) 소강당에 하나 둘 자리가 채워진다. 곧 수화교실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날 처음 열린 수화교실의 강사는 장승용 보좌신부.
『왜 수화를 배우러 왔습니까?』
『봉사를 하고 싶어서요』『호기심 때문에 왔어요』저마다 이유는 달랐지만 또다른 언어를 배우기 위한 열의로 가득했다.
장신부는 수화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장애우들에 대해 편견없이 동등한 형제자매로 바라보았으면 한다』고 말하며 『수화를 배우는 것에 앞서 장애우들에 대한 의식이 변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리고 이어진 1시간의 수업시간 동안 고사리손에서부터 할머니손에 이르기까지 40명 남짓한 수강생들은 수화의 기본인 지화(손가락으로 글씨를 쓰는 것)를 배웠다.
이날 열린 수화교실은 진월동본당 문화강좌의 하나. 진월동본당은 지난 3월 12일부터 문화센터(원장=조동제·요셉)를 개강하고, 현재 제2기 문화강좌를 열고 있다.
이는 지역민과 함께 하는 열린 교회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한덕수 주임신부의 사목의도에서 비롯됐다.
『성당이 신자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더불어 함께 하는 공간이 됐으면 합니다. 지역민과 함께 하는 열린공간으로 활용될 때 전교도 자연스럽게 될 것입니다』
진월동본당문화센터에는 현재 430여명이 수강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70여명이 비신자들이다. 시작한지 몇달 되지 않았지만 지역민들에게 열린 문화공간으로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교회를 알리고 홍보하는 간접선교의 장으로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
물론 문화강좌도 수준 높은 강사진과 교육으로 진행되고 있다.
수화, 서예, 미술, 사진, 한문, 시창작반, 그리고 발관리, 건강의학 강좌 등 9개에 이르는 다양한 강좌는 신자, 비신자 구분 없이 새로운 삶의 활력을 얻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초등학교 이후로 처음을 그림을 그려본다』는 서정윤(레오나·68) 할머니는 『손자들과 함께 그림도 그리며 삶의 새로운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화센터는 3개월 과정으로 이뤄진다. 3개월에 받는 수강료는 5000원. 그림반, 서예반 등 필요한 비품을 사는데 쓰이고 부족한 부분은 본당에서 지원한다. 이 문화강좌를 통해 본당공동체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지역민과의 친교를 이루는 한편 개인 취미생활 등 문화적 소양도 함께 높일 수 있다.
특히 낮시간 텅텅 빈 성당의 모습에서 활기찬 발걸음 가득한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문화강좌를 듣기 위해서 성당을 찾고, 이러한 발걸음들은 성체조배 등 영성생활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덕수 주임신부는 『신자들이 원하는 과목이 있으면 개설할 계획』이라고 말하고 『단순히 시간떼우기식이 아니라 내실있는 강좌가 되도록 더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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