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들이 증가한다고 해서 우리 나라 노동자들의 일터를 차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들은 우리 근로자들이 기피하는 직종에서 열심히 일하며 국가 생산성 향상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용동진 신부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인간적인 사랑과 관심이라고 지적했다. 즉 외국인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와 인권 옹호를 통해 국적과 종교를 초월한 형제애를 실현하는 것이 한국 교회가 해야할 중요한 역할이라고. 특히 용신부는 외국인 노동자 문제 중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노동허가제를 꼽고, 이 제도가 실시된다면 외국인들은 국내 노동자들이 받는 보호를 보장받게 되며, 고충 상담과 해결에도 국내 노동자들 수준으로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외국인 노동자들을 한 가족처럼 아끼고 배려하는 곳들도 많이 있는데 전반적으로 우리 나라 여건상 중소기업들이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이처럼 외국인 노동자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정부차원에서 건실한 중소기업을 적극 육성하고 지원하는 정책이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현재 서울대교구 외국인 노동자 상담소만해도 개소 이후 매년 1000여건 이상의 상담을 해오는 등 이 문제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93년 외국인 산재 문제와 관련, 법원에서 승리하는 등 정부가 94년부터 산재보장을 인정하게 된 배경에는 교회의 역할이 중요했다.
용신부는 정부도 결국 외국인들의 효과적인 관리와 산업현장의 노동력 조달을 위해서라도 현행 연수생 제도보다 더욱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노동 허가제를 실시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따라서 교회도 초창기의 상담방법인 노동문제 발생에 따른 고충 상담에서 사목적인 배려와 권익 보호를 위한 활동과 상담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먼저 신앙인들부터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들을 도우려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 중 베트남, 필리핀 등지에서 온 이들은 상당수가 천주교 신자들입니다. 앞으로 이들이 함께 기도하고 신앙을 일구어나갈 수 있는 공간 마련이 절실한 만큼 뜻있는 신자들의 사랑과 나눔을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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