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약은 협력계약이지 매매계약이 아닙니다. 노동자와 기업가는 협력계약을 통해 공동의 재화를 위해 함께 생산에 참여하는 것이죠』
허창수 신부(60·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는 『노동력은 인간실존의 한 부분인 까닭에 사고 팔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노사관계의 개념을 인간존중의 차원으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노동과 인간을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는 말이다.
임금에 대해서 허신부는 『기업가와 노동자가 창출한 부가가치의 일부』라며 『정당한 임금은 정당하게 분배된 이윤의 부분』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임금정의 문제는 「교환정의」의 문제가 아니라 「분배정의」의 문제』라고 말했다.
『동반자로서의 노사관계를 조명해보면, 노동자 내지 그에 상응하는 노조가 기업과 경제에도 역시 책임을 져야만 합니다. 노동자가 임금과 노동조건을 같이 결정할 권리를 가질 뿐만 아니라 어떤 결정을 내릴 때에 항상 기업의 경제적인 상태를 고려해야 할 의무가 있죠』
허신부는 『노동자는 생산요소가 아니라 공동생산자이기 때문에 회사와 경제에 손해를 끼치는 것을 피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가능한 한 많은 시민의 자유와 자율성을 보장하고 필요한 만큼 국가가 개입한다」. 이는 사회윤리에서 말하는 「보충의 원리」 혹은 「보조성의 원리」다. 허신부는 노사관계에 있어서도 이 원칙이 준용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개인이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을 국가가 개인 대신에 하면 안됩니다. 그래서 최저임금제 같이, 공동선의 자율적인 실천이 결여될 때에만 그 자율성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허신부는 『교회에서도 가톨릭 사회윤리나 노동윤리 등에 대해 모든 신자들에게, 특히 가톨릭 인권운동가들에게 지속적으로 교육을 시켜야 할 것』이라며 『특히 신자기업가들이 먼저 제도나 관례에 구애받지 않고 「가톨릭 정신」 실천에 앞장서 주길』당부했다.
『현대사회의 병리를 치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곳은 가톨릭교회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이러한 의식을 갖고 주위 환경에 연연해 하지말고 소신껏 주님의 가르침을 생활속에서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이 시대를 사는 신앙인들의 시대적 소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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