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파현우(레이몬드·79) 신부의 사제수품 50주년을 기념하는 금경축 미사가 11월 29일 오전10시30분 수원 정자동 주교좌 대성당에서 최덕기 주교, 두봉 주교를 비롯한 교구 사제단이 공동집전한 가운데 봉헌됐다.
금경축은 늘 하느님이 주신 소명에 대한 경외심을 전하기 마련이나 푸른 눈의 노사제가 맞이하는 금경축은 더욱 남달랐다. 반세기 이상 동양인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온 몸으로 실천해온 한 외국인 사제의 삶은 깊은 감사와 축원 속에 들어 올려졌다.
벨기에가 국적인 파현우 신부는 22년 프랑스에서 출생 51년 일본 동경 살레시오회에서 사제로 서품됐다. 동경 살레시오 공업학교 성무감 및 고교 책임자, 나까스 살레시오 고아원 교무감, 동경 살레시오 대신학교 교수 등을 지낸 그는 58년 광주 살레시오 남학교 부교장으로 발령받고 한국 땅에 첫 발을 딛게 된다.
이어 서울 도림동·구로동본당에서 사목하고 광주 살레시오회 수련소 수련장 대리로 봉직한 후 그에게 주어진 소명은 나환자들의 땅인 소록도 본당에서의 사목활동이었다. 이러한 인연으로 파신부는 나환우 사목과 나환자 자녀인 미감아들의 사회진출을 위해 힘쓰게 됐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75년 대통령 국민훈장 동백장과 76년 국립나병원장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한편 78년에는 수원교구로 입적해 지난해 1월 은퇴하기까지 20여년간 수원교구 하우현본당 주임으로 사목했으며 다미안 사회복지회 원장으로 청소년과 노인의 복지를 위해 애써왔다.
이날 최덕기 주교는 축하미사 중 강론을 통해 『오늘 축하미사를 봉헌하는 까닭은 50년이라는 긴 세월 때문만이 아니고 삶 전체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신 신부님께 감사와 존경을 드리자는 것이다』라며 축하와 감사의 뜻을 전했다.
파현우 신부는 『하느님께 순명하는 마음으로 한국에 오게 되어 참으로 오랜 세월을 살았다』고 말한 뒤 『한국 신자들은 늘 형제적 사랑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아무 일도 불평할 것이 없으며 오직 감사하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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