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가 이 세상에 오심을 깨어 기다리는 대림시기이다. 교회력으로는 새해요, 태양력으로는 한해가 저물어 가는 이때 우리는 살아온 한해를 되돌아보고 미진했던 부분을 뉘우치며 새해의 새로운 시작을 계획하게 된다.
한국 교회에만 있는 성탄과 부활 판공은 이런 면에서 그 의미가 깊다 하겠다.
교회법은 『모든 신자가 일년에 적어도 한 번은 고해성사를 받아야 한다』(제989조 참조)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교회가 법으로써 고해성사 받기를 명하는 것은 신자들이 항상 은총 중에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우리가 죄 중에 있다는 것은 그리스도를 떠나 있음이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사랑의 길을 막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판공이라는 이름으로 교회가 우리들의 개인적 신앙생활에 간섭하는 것은 우리들의 구원을 염려하는 교회의 최소한의 요구인 것이다.
과거에는 고해성사를 고백(告白)하는 성사, 즉 죄인으로서 하느님께 일방적으로 고백하고 죄 사함을 받는다는 인식이 강했다. 즉 의무적이며 구속하는 성격이 강했고 엄부(嚴父)앞에 나아가 무릎을 꿇고 종아리를 걷는 심정이었다. 그러나 진정한 고해성사의 의미는 이런 일방적인 고백과 죄인에 대한 꾸짖음이라기 보다는 하느님과 화해하는 은총의 성사요 구원의 성사인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선물을 주시기 위해 은총의 장을 마련해 놓으시고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고해성사를 교회가 우리에게 부여하는 의무로써가 아니라 신앙인으로서 얻을 수 있는 커다란 은총이며 권리임을 깨달아야 한다.
아울러 대림시기는 성사를 통해 받은 은총을 이웃에게 나눠주는 축복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사랑을 쏟는 일은 가난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신 그리스도를 섬기는 행위임을 명심하고 사랑 실천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냉대하는 것은 메시아를 갈망하면서도 막상 그분이 오셨을 때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심지어 그분을 십자가에 매달기까지 한 2000년 전의 어리석음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작지만 우리가 이렇게 이웃을 위해 나누어 실천한 바를 성탄절에 예수님께 생일 선물로 드림이 어떨지.
특집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