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회의가 한창인 회의실. 의제를 놓고 열띤 토론 중인 학생 기자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교내 학생 레지오 다음으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신문반은 올해 43기 학생기자를 선발, 9월에 발간되는 교지를 위해 열심히 의견을 수렴중이었다.
5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 계성여자고등학교(교장=김춘경 수녀)와 함께 걸어 온 신문반은 학교가 자랑하는 큰 자랑거리 중에 하나이다. 이들이 만드는 것은 한 권(?)의 신문 「계성」. 최근에는 교지 형태로 제작되고 있지만, 신문반 학생들은 타 학교 교지와의 차별성을 자신있게 강조한다.
교지 「계성」의 가장 큰 특징은 풍부한 보도와 기획 기사들이다. 대부분의 고등학교 교지가 학생들의 문예 작품위주로 구성되는 것에 반해, 「계성」 한 권이면 학교가 1년 동안 걸어온 발자취를 줄줄 외울 수 있을 정도로 자세한 소식을 얻게 된다.
특히 교지의 뒷부분 「자유발언대」는 학생들과 학생회, 학교측의 생생한 의견을 연결해 주는 다리 역할도 한다.
그 외에도 신문반은 계성여고 홈페이지(http://ksg.hs.kr)의 「새소식」 관리를 통해 학내 외 소식을 전하고 친구들의 여론을 대변하며 선생님과 학생들의 문예작품을 발표하는 등 학교문화의 구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학교를 대표하는 신문을 만든다는 것이 매력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거기에는 그만큼 막중한 책임감과 어려움이 따르는 법이다.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운가」라는 질문에 학업과 부딪치는 부분을 언급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자신들이 만드는 교지에 청소년들의 삶의 향기를 심는 것이 쉽지 않다고 답했다.
10여명의 적은 인원으로 교지를 만들려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기에, 매년 한 권의 책을 위해 신문반원들은 방학을 반납한다. 방학의 대부분은 교정작업과 편집작업으로 이뤄지며 부서원 친목 도모를 위한 여행도 마련한다.
현재도 신문반원들은 매일 수업이 끝난 후 회의실에 모여서 1∼2 시간씩 기획회의를 하는 열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함께 호흡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다른 동아리보다 선·후배 관계가 각별해 타 동아리의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신문반을 이끌어 가는 김은파(18 요셉피나)양은 『취재와 기사작성은 물론이고 교지의 디자인과 편집, 배포작업까지 모두를 우리들 손으로 직접 해요』라며 뿌듯해한다. 또한 3월 초 4대1의 경쟁률을 어렵게 통과해 신문반원이 됐다는 김빛나(17 가타리나)양은 『대부분 언론인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였어요. 그래서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너무나 사랑합니다』라고 말한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여정으로 신문반을 선택한 학생 기자들의 모습은 어느 누구보다도 맑고 순수했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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