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생명문화연구원(원장=박종대)이 6월 13일 오후 2시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홀에서 「정보화사회의 청소년문화와 생명」을 주제로 제21회 세미나를 개최, 정보화의 물결 속에서 확산되고 있는 청소년들 사이의 반(反)생명적 문화현상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세미나는 인지문화연구원 공용현 소장의 기조발표를 시작으로 서강대 정유성 교수, 동국대 최종석 교수, 성균관대 최영갑 교수 등 종교 사회단체 전문가들의 주제발표와 종합토론 등으로 진행됐다.
생명문화의 올바른 정립을 위해 다양한 주제로 학술 세미나를 개최해 온 생명문화연구원의 이번 세미나는 문화관광부가 후원하고 가톨릭종교문화원, 천주교 서울대교구 가정사목부, 기독윤리실천운동, 불교환경교육원,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 인지문화연구원 등이 공동 주최했다.
사회변화 못따르는 사고
「정보화 사회의 전망과 문제점」을 주제로 기조 발표한 인지문화연구원 공용현 소장은 『정보통신기술이 펼쳐내는 기술 현상의 본질과 사회 문화적 함축을 자신 있게 규명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정보사회의 문제는 인터넷의 속도만큼 빠른 사회변혁의 속도를 사고의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소장은 또 『정보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보다 유연하고 예민한 접근이 필요하며 특히 정보통신기술의 직접적 영향권에 속한 청소년들의 입장에서 해결방안을 강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사회전체 비도덕성도 일조
이어 정유성 교수(서강대 교육학)는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서 「정보화 사회의 반 생명적 청소년 문화」를 주제로 발표, 정보화 사회의 문제점은 『주관의 파편화와 의사소통의 인스턴트화』라 규정했다. 또한 청소년 문화의 반생명성은 『사회전체에 깔린 삶의 비도덕성과 그로 인해 야기된 사이버 공간 내 익명성, 더욱 심한 자극에 대한 욕구와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악순환의 고리, 놀이나 문화가 순식간에 퍼져나가는 파급성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불교의 친생명적 연기론
또 최종석 교수(동국대 사회교육원)는 「반생명적 대중문화에 대응하는 불교의 친생명적 연기론」을 주제로 발표했다. 최교수는 『현대의 반생명적 문화로부터 청소년들이 주체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청소년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존재들이 자신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음을 깨닫고 모든 생명에 대한 존엄성과 평등성을 체득해야 할 것』이라 주장하며 『종교교육을 통해 반생명문화에 주체적으로 대응하고 극복해낼 수 있는 인간으로 일깨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간과 자연은 유기적 관계
마지막으로 최영갑 교수(성균관대 철학)는 「올바른 청소년 문화의 정립과 전통사상」을 주제로 발표, 『인간과 자연을 유기적 관계로 보고 정신적 가치를 물질적 가치보다 우선하며 모든 생명의 가치를 중시하는 전통사상을 통해 올바른 청소년문화를 정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이버 윤리 학습의 필요성
주제발표에 대한 논평과 종합토론에는 이관춘 교수(명지대 사회교육)와 김옥순 실장(청소년문화연구소), 어기준 소장(컴퓨터생활연구소) 등이 참가했으며 이들은 각각 사이버 공간의 문제는 인간의 문제라는 인식의 필요성과 사이버 윤리 학습의 필요성, 공동체적 삶의 가치관 부활 등을 강조했다. 또한 전통적 가치의 연장인 성실과 타인에 대한 배려, 창의력과 도전정신 등이 정보화사회에서도 우선돼야 할 가치이며 이에 따른 청소년 교육이 필요하다고 논평했다.
특히 참석자들은 본격적인 정보화 사회로 접어든 우리 사회가 이에 대응할만한 올바른 규범을 정립하지 못한 채 청소년들 사이에 반생명 문화현상이 확산되는 현실에서 「정보화 사회의 청소년 문화와 생명」이라는 주제의 접근은 매우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각각의 주제발표가 생명 윤리교육의 중요성과 당위성을 강조한 데 반해 방법적 측면과 구체적 모델제시에 미흡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박종대 원장은 『정보화 사회속에서 야기된 음란물과 폭력물 노출, 자살사이트 개설 등의 청소년문제를 「생명」에 초점을 맞춰 조명하고 대안을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이 같은 세미나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서강대 생명문화연구원은 지난 93년부터 발행해 온 4권의 생명문화총서 「생명연구」에서 발췌한 논문을 모아 생명문화연구논총 1「생명의 길을 찾아서」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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