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달자 시인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못다한 한을 시로 승화시켜 한 권의 시집으로 엮었다. 제목은 「어머니, 그 삐뚤삐뚤한 글씨」.
『일생 단 한 번/내게 주신 편지 한 장/삐뚤삐뚤한 글씨로/삐뚤삐뚤 살지 말라고/삐뚤삐뚤한 못으로/내 가슴을 박으셨다/이미 삐뚤삐뚤한 길로/들어선/이 딸의/삐뚤삐뚤한 인생을/어머니/제 죽음으로나 지울 수 있을까요』(「어머니의 글씨」전문)
『옛날 어머니들이 다 그렇듯 「무식한」어머니였지만 정도(正道)를 가르치신 분이셨어요』『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가 바라셨던 것을 아무 것도 해드리지 못하고 살았던 것이 늘 한으로 남아있었죠』
그래서 시인은 이 시집이 『삐뚤삐뚤 가르침을 거스른 채 산 인생에서도 진구렁이나 가시밭을 걸을 때는 신발이 되고 어깨가 시린 지병이 발동하면 어깨를 감싸주는 외투가 되어주신, 마음 상하고 아플 때 설움을 나누어 가진 오직 한 사람인 어머니에게 바치는 미약한 선물』이자 『20년 전 어머니의 죽음을 통해 그제서야 깨달은 삶에 대한 진지한 통로의 연장』이라고 전했다.
특히 1999년 「아버지의 빛」에 이어 「어머니」를 주제로 쓴 이 책은 『인간 삶의 가장 밑바탕인 혈육관계를 통해 가족이 해체되고 가족간의 응집력이 약해진 이 시대에 어떤 물음을 던져주고 싶은』시인의 의지도 담겨있다.
「어머니의 땅」「순교자」「엄마 딸」「어머니 그립다」등 어머니에 대한 원망과 연민 등으로 엮인 70편의 시들은 때로 읽는 이들의 가슴을 무너져 내리게 한다.
김재홍 교수(문학평론가·경희대)는 신시인의 시집을 『어머니라는 거울로 비춰본 시인 자신의 고백록이자 참회록이며 시인의 불운한 운명과 고통스런 삶에 대한 자책, 속죄와 참회 등 자전적 체험에 시의 뿌리를 두고 어머니를 통해 새로운 부활에의 소망을 드러내고 있다』고 평했다.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찡해지는 단어 「어머니」. 특히 딸들에게 어머니란 「닮고 싶지 않은 미래」며 「닮아갈 수밖에 없는 숙명의 끈으로 묶인 동지」이기도 하다. 어머니를 둔 모든 자식들과 그 어머니 모두에게 긴 여운을 준다.
출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