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도주 사화로 지칭되는 이 사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윗이 사울의 추격을 받았지만 도망하는데 성공한 내용이다. 우리는 그 중에서 몇 가지 상황만 살펴 보고자한다.
요나단이 다윗 피신 도와
다윗은 일찍이 왕궁에 등용된 것과는 달리, 이제부터는 도망가는 신세가 됨으로써 사울과 비슷한 길을 걷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게 한다. 요나단이 다윗의 피신을 위해 비밀히 만나 자신의 변함없는 우정을 보여주고 있다(20장). 놉의 사제 아히멜렉은 다윗을 도와 그를 피난시키는데 이 때문에 사울은 놉의 모든 사제 가문을 학살한다. 놉의 한 사제인 아비아탈은 다윗에게 피난하고, 다윗은 군대를 모아 유다 산악지대에 진을 친다(21~23장).
사울은 계속 다윗을 추적하는데 한 번은 다윗이 사울을 죽일 수 있었지만 그를 살려 준다. (24장). 24장과 26장은 서술 양식이 같다. 원래는 다윗이 사울을 살려준다는 줄거리의 이야기인 것을 전승과 후대의 편집자가 여기에 다윗의 관대함과 사울에 대한 충성에 관한 사항을 덧붙혀 확장 시켰다.
다윗은 사울을 두 번씩이나 죽이 수 있는 기회(26장)가 있었지만 야훼께 기름 발리운 자에 대한 존경심 때문에 그의 목숨을 살려준다(1~8절). 그러나 다윗은 그를 괴롭히던 자를 죽일 수 있는 상황에서 틀림없이 내적으로 고민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기름 발리워 왕으로 축성된 자의 가치가 그 어떠한 복수의 동기보다도 크다고 현명하게 판단하였다.
사울은 그를 살려준 다윗의 마음씨에 감동하여 울면서 악을 선으로 갚은 다윗이 옳았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야훼께서 그의 선행을 갚아 주실 것과 그가 왕이 되리라는 확신도 고백한다. 사울에 비해 다윗은 영웅적 행동으로 왕의 저당물을 돌려 주고 자기의 행동원칙이 무엇인지 다시 깨우친다(24, 19~24).
여기서 다윗의 현자다운 인품이 돋보여지고 있으며 사울과의 대화 속에서 다윗의 야훼께 대한 신뢰를 엿볼 수 있다.
불레셋으로 망명
다윗의 생애에서 새로운 장이 시작된다. 다윗은 불레셋 땅 아기스 왕에게로 망명하여 교묘히 자기를 이스라엘의 적이 된 것처럼 보이도록 하고 시글락의 성읍을 얻었다. 불레셋 영토로 넘어간 것을 사울의 박해로 말미암은 피할 수 없는 결과로 제시한다.
사울의 최후
불레셋 군대는 이스라엘을 대항해 길보아에 진을 치고, 사울은 절망해 사무엘의 영을 불러 조언을 구하나 그는 이스라엘의 패배를 예고한다(28장). 이 설화의 문학적 관점은 사울의 죽음에 대한 예고와 준비, 죽어서까지 사울에게 저주를 퍼붓는 사무엘, 혼백을 불러내는 무당의 경악, 가상할 환시에 충격을 받아 졸도한 국왕, 한밤중에 나누는 비극의 식탁 등이 세련된 기교로 구성된 극적 요소들이다.
특히 사울의 후계에 관한 메시지와 무당박수들을 야훼 신앙과 영합시킨 점은 역사적 관점에서, 즉 계시는 오랜 세기를 두고 인간의 정신 수준에 맞추어 내린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서 알아들어야 한다. 이 장면을 구성하면서 저자는 아주 오랜 전승을 자료로 썼고 그러면서도 신명기계 전승에 의거하여 사울의 행위에 부정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다.
다윗도 불레셋 군대가 소집될 때에 참가했지만, 아기스왕 신하들의 반대로 다윗은 시글락으로 돌아감으로 동족살해에서 모면되었다(29장). 불레셋과의 싸움에서 요나단을 비롯한 사울의 세 아들과 함께 사울이 길보아 전투에서 장렬하게 전사하는 것으로 사무엘이 마감된다(30~31장).
우리는 삶의 여정에서 오는 갖가지 사건과 일들 안에서 하느님의 선택과 계획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하느님의 선하신 구원계획이 이웃 안에서 성취될 때 진정으로 감사드리고 있는가 아니면 시기와 질투로 반기를 들고 대항하지는 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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