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뱃속에서 나와 울음을 터트리던 아기는 어느새 몸을 뒤집어 세상을 보게된다. 기어만 다니던 아기가 드디어 첫 발걸음을 떼고 「엄…마」라며 어렵게 말을 시작한다.
눈 안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이 신기해 하나씩 만져본다. 혼자서 할 줄 아는 것들이 제법 많아질 즈음 「동생」이 태어난다.
깔깔거리며 장난치던 남매는 눈 깜짝할 사이 사라져 엄마 속을 태우고 사물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매일 집을 발칵 뒤집어 놓는다. 이런 아이들은 어느덧 유치원이라는 작은 사회에서 아이들과 어울릴 줄 알게되고 서서히 엄마라는 둥지를 떠난다….
한 생명의 탄생부터 성장과정을 세세히 묘사한 어느 엄마의 육아일기와 이를 형상화한 닥종이 인형 전시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전시의 주인공은 닥종이 인형작가 인명숙(글로리아·42·서울 서초동본당)씨.
7월 13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미술관 제6전시실에서 열리게되는 이 전시는 아이를 키워본 엄마라면 누구나 「맞아, 그랬었지」라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될 그런 자리다.
한 아이의 엄마들 뿐 아니라 전시장을 찾은 모든 사람들은 아이들의 살아있는 표정과 성장과정을 보면서 생명의 소중함은 물론 신비로움마저 느끼게 될 전시다.
버려진 아이들을 돕기 위한 자선전시로 마련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첫 걸음마」「뒤집기」「잠드는 비결」「놀러오세요」 등 살아있는 듯한 50여점의 닥종이 인형들을 만나게된다. 인형의 모델은 현재 고등학생인 인씨의 아이들 현정(안젤라·고2)과 대희(암브로시오·고1)다.
지난 90년 닥종이 인형작가 김영희씨의 전시를 보고 진한 감동을 받은 인씨가 17권의 육아일기를 바탕으로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만들게 된 것. 포근하고 한국적인 느낌이 들어 닥종이가 좋다는 인씨는 지난해 4월 첫 개인전을 가진 후 무려 다섯 차례나 초대전을 가졌다. 정감가는 닥종이 인형이 낯설지 않기도 하지만 가정이 해체되는 위기를 맞는 요즘 아이들에 대한 엄마의 사랑이 가득 담긴 전시라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지난 6월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마련된 전시는 직원들은 물론 법원을 드나드는 많은 사람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인씨의 닥종이 인형들은 표정과 움직이는 동작이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것이 특징이며 인형마다 붙여진 짧은 육아일기가 인상적이다. 10년째 성가정입양원을 후원해온 인씨는 지난해 미혼모의 집인 「성심 어머니의 집」에서 닥종이인형을 함께 만들며 생명의 소중함을 전해주기도 했다 성심 어머니의 집과 한국수양부모협회에 수익금을 전할 계획인 인씨는 『다양한 닥종이 작업과 함께 공부 중인 사회복지학 석사과정을 마친 뒤에는 위탁부모를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관람료는 일반 2000원, 중고생 1000원이다. ※문의=(02)580-1610 예술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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