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태양이 여름을 재촉하는 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우화시리즈를 통해 영성을 맛들이며 심신의 더위를 씻는 것은 어떨까.
우화란 교훈적이고 풍자적인 내용을 동식물에 빗대어 엮은 이야기를 말한다. 자신의 참 모습을 찾기 위해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희망을 찾아가는 애벌레 이야기 「꽃들에게 희망을」(트리나 포올러스/분도)이나 나무를 사랑하는 소년과 그 소년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사과나무 이야기 「아낌없이 주는 나무」(쉘 실버스타인/분도) 등은 너무도 잘 알려진 우화집. 분도 출판사에서 분도 우화시리즈로 펴내 비신자들에게도 큰 인기를 모았던 이 시리즈는 단편 소설을 읽듯 가볍게 읽어 내려가면서 삶의 의미와 타인과의 관계 등을 되짚어 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또한 성바오로 출판사에서 펴낸 예수회 닐 기유메트 신부의 영적 이야기 시리즈 「하느님께 다가가게 해주는 짧은 이야기」 10여권은 「영혼에서 샘솟는 아름다운 이야기」「당신을 적셔주는 사랑의 물줄기」「산들바람」「나와 함께 낙원을」등 제목만 들어도 절로 시원해지는 책들.
특히 저자 자신의 묵상과 기도, 영적 독서의 체험 속에서 찾은 메시지들을 특유의 유머와 재치로 엮은 이야기들은 장마다 긴 여운을 남긴다.
『잘 왔다 친구여 이 오랜 세월동안 나는 네가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단다』 유다는 목놓아 울고 있었다. 자신이 이러한 따뜻한 환영을 받으리라고는 꿈에도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가 천국으로 숨어들어 온 것은 단지 맹목적인 충동 때문이었다. 수천년 동안 한번이라도 주님의 얼굴을 보고 싶다는 열망뿐이었다. 얼굴이라도 한번 볼 수 있다면 어떤 치욕을 당하더라도 좋다고 생각한 것이다. 유다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제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구요, 주님?』『그렇다, 친구여. 목자는 마지막 양이 우리 안에 들어올 때까지는 마음놓고 쉴 수 없는 법이니까』(본문 중)
이처럼 우화집들은 때로 성서 속의 이야기들에 상상을 보태면서 때로 현재를 사는 우리와 똑같은 고민과 갈등을 가진 주인공을 등장시키면서 정신적 공허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영적 양식을 제공하고 일상 안에서 하느님과 좀 더 가까워지도록 돕는다.
예화나 우화집이 어린이에게나 어울리는 책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짧은 이야기 속에 긴 여운을 담은 책들은 영적 목마름을 가진 어른들을 시원하게 적셔주기에 충분할 것.
여름 밤 무릎에 앉힌 자녀에게 옛날 이야기 들려주듯 책을 읽어주며 마음 안에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함께 맛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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