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은수자들과 수도원 설립
2)에바그리우스
뽄뚜스의 에바그리우스(345~399)는 4세기의 수도자와 신학자였으나 그의 사상은 20세기 초반까지는 무시되고 반대를 받았다. 그러나 20세기 이후 인정을 받기 시작하였다. 바실리오 성인에 의해 교회의 사람으로 발탁되어 그의 제자로 있다가 영지주의적 신학을 선호하여 나지안주의 그레고리오에 가서 공부한 후 그로부터 부제품을 받고 신학자로 일하다가 30대 후반에 예루살렘을 순례하던 중 올리브산 수도원에 머물다가 이집트에 가서 본격적으로 수도생활을 시작하였다. 첼리아 사막에서 14년을 지내면서 성서를 필사하고 마카리오와 암모니우스와 더불어 사막의 교부로 평판이 높아 그 당시 수도자들에게 작품과 신비적인 이론으로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가 가르친 영성생활의 성장 단계는 다음과 같다.
그는 신앙에서 시작하여 애덕으로 끝나는 덕행들의 상호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의 기본적 훈련에는 극기와 윤리가 필수적이다. 그는 여덟 가지 대죄(팔죄종교회는 칠죄종이라 하여 일곱 가지 죄의 뿌리를 제시함)를 열거하고 설명하였다. 그러나 수행을 통하여 마음의 움직임을 예민하게 관찰하면 악령들로 표현된 모든 욕정들이 등장하는데 이를 잠잠하게 평정할 필요를 느끼게 된다. 이는 바실리오 성인의 도덕적 가르침과 사막 교부들의 체험이 조화를 이룬 것이다. 지속적인 수행을 통하여 자신을 부인하고 창조주 하느님 앞에서 피조물로서 자신을 낮추는 절대적인 겸손과 겸손한 자들에 대한 존경심이 일어나며 마음속의 모든 욕정들을 초월하게 된다. 이것이 무정념의 상태이다. 마치 스토아 철학의 수행생활과 비슷하다. 이런 단계를 거치면 보다 높은 영적 단계에 들어가게 되는데(이를 영지적 단계라고 한다), 플라톤이나 오리게네스 그리고 안또니오가 이해한 것처럼 영혼은 그 자체로 순수한 영인데도 불구하고 원죄로 인해 악에로 기울어지지만 하느님의 섭리로 구원을 받게된다.
3)요한 까씨아노
젊은 나이에 베틀레헴에서 수행생활을 시작한 요한 까씨아노(360-435?)는 26세 경 친구 제르마노와 함께 이집트로 가서 이집트의 수행생활을 7년 정도 배운 후 빨레스티나와 니일강 근처로 순회하면서 수행한 후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에게 가서 부제품을 받고 후에 사제가 된 후 교회의 일을 보았다. 415년 경에 불란서의 쁘로방스 지역에서 남녀 수도원을 세워 지도하였다. 그는 서방 수도생활의 전형이며 위대한 베네딕도 성인이 출현할 때까지 가장 영향력 있는 수도자였다.
그는 작품 셋을 남겼다. 수도원 제도와 팔죄종 치료, 강화집 그리고 네스토리우스를 반박한 주님의 강생론이 그것이다. 우리의 주제와 연관이 되는 것은 첫 번째 두 작품인데, 첫 번째 작품에서는 수도원의 외적 제도에 관한 것으로서 기도(밤중 기도와 규정 기도)와 공동생활을 논한 다음 수도자들의 실제적인 영성생활과 이론을 다루면서 극기생활, 죄의 근원 여덟 가지를 다루고 있고, 두 번째 작품에서는 수도생활의 본질, 신중성, 자제, 악습, 유혹, 죄, 그리스도인의 완덕, 은사, 순결, 영적 지식 등을 다루고 있다.
그에 의하면 수도생활은 수도자 개인의 내적 완성, 즉 완덕에 있으므로 수도생활 방식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수도자가 쌓는 덕행에서 찾아야 한다. 완덕의 본질은 애덕의 완성에 있고 그것은 고행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고행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구체적으로 수도자는 현세의 모든 쾌락과 부를 거부하고 악습과 육체의 정욕을 극복하며 현세적이고 가시적인 모든 것에서 떠나 영원하고 불변적 가치에 전념해야 한다. 그러므로 그에게 있어서 기도는 대단히 중요하다. 기도 없는 덕행은 있을 수 없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