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5일부터 27일까지 청주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에서 소공동체 전국모임이 열렸다. 11개 교구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박3일간 펼쳐진 이번 모임은 소공동체 운동에 대한 새로운 확신과 가능성을 가늠해보는 뜻깊은 장이 됐다. 이번에 참가한 각 교구 대표들은 그동안 교구와 본당에서 추진했던 소공동체 체험을 발표하고 이 운동의 활성화 방안에 대한 진지한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특히 마산교구장 박정일 주교,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 서울대교구 강우일 주교 등 고위 성직자들도 이번 모임에 함께 하며 소공동체 운동에 관한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이번 전국모임은 소공동체의 한국 도입 10여년만에 처음으로 전국의 운동 관계자들이 모여 그동안의 성과를 성찰하고 향후 바람직한 발전방안을 함께 모색했다는 점에 주목할만하다.
지금까지 각 교구는 지역 여건과 상황에 따라 나름의 소공동체 운동을 추진해왔지만 교구간, 본당간 정보교류 등은 전무했다. 여기에 소공동체 운동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가 가능성은 보이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것으로 내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 교구와 본당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실무자들이 「소공동체 활성화」란 하나의 목표를 위해 뜻을 모았다는 자체만으로도 높이 평가할만하다.
한가지 고무적인 것은 이번 모임에서 각 교구 대표자들은 앞으로 각 교구 여건과 상황에 따라 어떻게 소공동체 운동을 활성화 시켜나갈지에 대한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 방안에는 ▲소공동체를 위한 교육팀 구성 ▲각 지구별·본당별 전문위원 양성 ▲신심·사도직 단체와의 관계 정립에 앞장 ▲각 지구별 소공동체 시범본당 운영 ▲본당기구 조직에 소공동체 관련 부서 신설 등 다양한 내용들이 제안됐다.
또한 이번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소공동체 운동을 실시하면서 느꼈던 여러 가지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지적했다. 예를 들면 『오래하다 보니 복음나누기를 마치 통과의례처럼 하게 되면서 생활나눔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복음나누기 7단계 외에 보다 신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복음나누기 자체를 부담스러워해 나오지 않는 신자들도 많다』『다른 단체와의 관계가 제대로 정립돼야 이 운동이 성공할 수 있다』『신자들에게 소공동체 운동을 제대로 알리고 교육할 수 있도록 조처해달라』『이번 사례 발표의 경우 성공한 사례만 했는데 다음에 할 때는 실패 사례와 성공 사례를 함께 발표해서 보완점을 찾아 나가자』등등. 수많은 의견들이 이 모임을 통해 개진됐다.
이번 모임에서 지적됐던 문제들은 단지 해당 교구의 일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안고 있는 고민이자 해결해야될 부분인 것이다. 각 교구 대표자들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전국 차원의 모임을 정례화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서로간의 정보 교류와 친교를 통해 보다 발전적인 소공동체 운동을 이룩해나가자는 강한 의지의 표명인 것이다. 또한 이러한 자신들의 의지를 결집시킨 선언문을 발표하며 소공동체 운동을 통해 새로운 복음화와 친교를 이루고 교회의 역할을 다하기로 다짐했다.
물론 처음부터 큰 성과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 소공동체 운동이 신자들의 삶과 신앙안에서 정착되기 위해서는 교회 차원의 교육과 소공동체를 담당할 전담기구 설치, 프로그램 개발 등이 뒤따라야 한다. 또한 지금까지 활성화되지 않은 원인을 확실히 규명하고 바람직한 방향을 찾아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전국 차원의 소공동체 협력체제가 마련돼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점에서 이번 전국 소공동체 모임은 한국교회에 소공동체 운동의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초석임에 틀림없다. 앞으로 풍성히 열매맺을 소공동체란 나무를 심는 희망의 씨앗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모임을 주도적으로 준비한 서울대교구 평신도 사목국장 정월기 신부는 『전국의 평신도, 사제, 수도자들이 형제로 만나 소공동체에 대한 체험과 비전을 나누는 뜻깊은 자리였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이러한 작은 체험들이 쌓이고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면서 한국교회 전체에 소공동체 운동의 활성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전국 모임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선언문을 통해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를 이루기 위해 교구와 본당간의 연대를 강화하고, 정보교환과 협력을 위한 지속적인 모임을 갖겠다고 밝혔듯이, 향후 한국교회가 소공동체 운동의 활성화로 참다운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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