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은수자들과 수도원 설립
6)성 베네딕도 <지난호에서 계속>
베네딕도 성인은 수도원은 『주님을 섬기기 위한 학교』라고 강조하면서 이렇게 규칙서를 끝맺고 있다. 『우리가 이 규칙서를 쓰는 것은, 수도원들 안에서 이것을 지킴으로서 어느 정도 품행을 올바르게 하며 수도생활을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 보이기 위한 것이다…하늘의 고향을 향해 달려가려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초보자를 위해 쓴 이 최소한의 규칙을 그리스도의 도움을 받아 완수하여라. 그리하면 마침내 하느님의 보호하심으로 위에 언급한 교훈과 덕행의 더욱 높은 절정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아멘』(73장).
중세기에 생긴 많은 수도원들은 모두 성 베네딕도의 규칙을 따라 수도생활을 하였다. 16세기에 예수회를 창설한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이 자신이 세운 수도회를 두고 겸손하게도 『가장 미소한(minima) 수도회』라고 칭한 것은 베네딕도회를 염두에 두고 한 표현이다.
베네딕도 성인의 규칙서를 사용하는 수도회 가족은 카롤링 왕조 이전에 남부 이탈리아와 로마를 제외하고 앙글로 삭손 영국 지역, 남부 갈리아 지역, 갈리아 지역 북부와 중부 꼴룸반 베네딕도 수도회들, 성 보니파씨오의 독일 선교 지역으로 나누어져 있었으나 근대 이후에는 베네딕도회 총연합과 시스떼르시안의 두 지류로 되어 있으며 수도회 총연합에 속하지 않는 수도회들도 이 규칙서를 사용하고 있어 그 가치와 무게를 능히 짐작할 수 있게 한다.
7)성 골룸바노
성 골룸바노(543~615)는 위대한 선교사이자 수도생활을 널리 전파한 인물이다. 어릴 때부터 엄격한 신앙생활에 익숙해 있던 성인은 일찍 수도원에 입회하여 20세에 서원을 발하고 몇 년 후 사제품을 받고 수도원 학교의 교사로 일하다가 30 세에 제자 몇 명을 데리고 갈리아에 선교사로 갔다. 킬데베르트 왕의 보호를 받아 여러 곳에서 전교하여 교회와 수도원을 세우고 규칙서와 참회록을 집필하여 교회와 수도원에 사용하게 하였다. 성인은 많은 교육을 받지는 못했으나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고 그 당시 박식하고 언어학에 뛰어난 수도자들과는 달리 대중적으로 설교하였으며 사목에 필요한 만큼 성서를 적절히 이용하여 사람들의 요구에 응할 수 있었다.
또한 성인은 필요한 경우에는 정치적인 활동에 개입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으나 수도자로서 엄격한 삶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는 모든 계층의 사람들을 매혹시키면서 선교의 열매를 많이 맺을 수 있었다. 성인은 실용적인 여러 작품을 남겼다. 그 작품들은 세상은 어떤 목적을 향하여 나아간다, 이 세상은 지나간다, 인간도 사라진다는 사상을 담은 것들이다. 주 내용은 본고향인 하느님의 나라를 향해 나아간다는 사상을 다루었고 여기에 바탕을 두고 사랑의 실천을 강조하였다. 사랑의 일치는 구체적으로 교회의 일치로 드러난다고 강조하였다. 그리고 십자가의 신비를 강조하면서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을 본받아 생활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십자가를 지고 그분을 기꺼이 따라갈 것을 강조하였다.
성인은 특히 수도자들에게 설교하여 수행생활에 싫증을 느끼지 않고 항구히 정진하도록 깨우쳤다. 『각자의 열성에 따라 모든 이들은 마음과 영으로 하느님과 더불어 있고자 하는 항구한 지향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그가 쓴 수도자들을 위한 내규는 너무 엄격하여 7세기부터는 다소 완화되었다. 성 꼴룸바노는 체계적으로 학문을 배우지는 않았으나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수도자로서의 엄격함을 통하여 주위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으며 선교를 통한 교회 발전에 크게 기여한 분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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