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은 바쁘다. 낮에는 상사 눈치 보랴 맡은 일 하랴, 저녁에도 야근이다 회식이다 쉴 틈이 없다. 그러다 보면 신앙에 대한 갈망이 있어도 쉽게 나서지지 않는 법.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목국 직장사목부가 98년 7월부터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직접 일터로 찾아가 열어 온 '예비신자 교리반'은 이런 직장인들이 신앙을 갖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직장인 예비신자 교리반이 개설된 곳은 도시개발공사, 서울시청, 관악구청, 한국전력공사, 한국은행, 백병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강남병원 등 8곳. 대부분 점심시간을 이용해 일주일에 한번 운영되고 있으며 직장사목부 담당 사제와 수도회에서 파견된 수도자들이 맡고 있다.
특히 직장으로 직접 찾아가 교리를 하기 때문에 탈락율이 거의 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기존 교우회 회원들의 재교육과 함께 사제 수도자가 직접 방문함으로써 직장 내에 가톨릭을 알리는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매주 목요일 도미니꼬 선교수녀회에서 파견된 수녀가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시청 교우회 지우선(예비신자·교통기획과)씨는 『신앙을 갖고 싶은 생각은 늘 갖고 있었지만 시간도 없고 엄두도 나지 않아 망설이고 있었다』며 『직장에서 교육을 하기 때문에 오기도 쉽고 봉사자들이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챙기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직장사목부가 일일이 예비신자 관리를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직장내 교우 회원들이 돌아가며 전화를 하고, 교재를 구입해 주며 예비신자들을 신앙으로 이끄는 것도 직장 내 훈훈한 풍경 중의 하나가 됐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 이외에 뒤따르는 어려움도 많다. 근무 시간을 이용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교리를 전달해야하고 고정된 장소 섭외도 쉽지만은 않다고. 또 교리를 받는 동안 이웃이나 구역장, 반장 등을 통해 예비신자들이 신앙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본당과 달리 교리와 미사 참례 등이 각각 이뤄지기 때문에 무엇보다 본인 스스로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담당 사제의 말이다.
직장사목부는 이에 따라 영세 후 본당에서의 신앙생활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인근 본당에 예비신자 명단을 보내는 등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예비신자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장광재 신부는 『대부분의 나이가 20∼30대인 예비신자들은 직장 내에서 아직 안정된 직급이 아닌데다 가장 바쁘게 일할 시기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며 『직장사목부의 예비신자 교리도 결국은 본당 사목의 보조적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신부는 『본당 차원에서도 이들이 세례 받은 후 본당 신자로서 잘 살아가도록 더욱더 관심을 갖고 도움을 줘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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