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학과 리얼리즘으로 대표되는 문학평론가 구중서씨(베네딕토·수원대 교수)가 40여년간 발표해 온 대표적인 작품과 문학활동이 담긴 화보 등을 엮어 문학평론 선집 「역사와 인간」을 펴냈다.
특히 이 책은 작가가 대학 강단에서 정년을 맞는 해에 출간, 정년 기념문집으로 의미를 더했다.
구교수는 「역사와 인간」이라는 제목에 대해 『역사의식을 강조하면서도 바탕은 늘 인간본성과 자연에 두고 있는 평론가로서의 시각을 함축하고 있는 말』이라고 전했다.
「문학과 세계관」「현대 문예 비평사」「한국문학사론」「국문학연구」「한국현대문학의 상황」「작가 시인론」등 6부분으로 분류돼 있는 선집은 『일관되게 우리 문학의 주류로서의 리얼리즘을 옹호해 온 비평가』로 그를 평한 신경림 시인이 말하듯 70년대부터 최근의 젊은 문학에 이르는 비평들을 모아 문학을 접하지 않은 독자들한테까지도 한국 문학이 어떤 길을 걸어왔으며 지금 어떤 자리에 있다는 것을 쉽게 알게 해 준다.
책 말미에 평을 적은 문학평론가 임형택 교수도 『구중서 선생을 대하면 비바람 몰아쳐도 끄떡 않고 눈서리 사나워도 변함없는 태산을 연상하게 된다』며 『지난 세기의 무서운 억압과 혼란스러운 변동에도 리얼리즘과 민족문학의 입장과 논리를 바르고 굳게 지켜왔음을 이 비평선집이 증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교수는 『이 책에 챙겨넣은 비평사는 나름대로 오늘의 한국문학 저변의 흐름을 육화하는 일이었으며 문학에 대한 순정의 자기구현』이라는 말했다.
가톨릭문인회 회장이자 가톨릭문학상 제정부터 운영위원 겸 심사위원을 맡아오며 교회 내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해온 그는 무엇보다 『가톨릭 사상에서 가치관을 택해 문학평론에 활용해 왔다』고 강조하며 『보편적 진리, 구원의 실현, 다양성 안의 일치라는 지향에서 광의의 리얼리즘 주류론을 전개해 왔다』고 말했다.
가을학기를 마지막으로 강단을 떠나는 구교수는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평론활동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7월 12일 오후 6시 대한출판문화협회 강당에서는 민족문학작가회의 부회장,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을 역임한 그의 정년퇴임과 문학평론 선집 출간에 즈음해 고은, 신경림, 백낙청, 도정일, 최원식 등 지인들과 함께 축하의 자리가 마련되기도 했다. <작가/474쪽/1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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