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들의 향기가 그윽한 서울 인사동 거리. 150개가 넘는 화랑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어 어떤 화랑을 들려야 할지 선뜻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다. 그 가운데 인사동 거리 중간쯤 수도약국 사잇길에 들어서면 유독 눈길을 끄는 갤러리가 하나 있다.
늘 이색적이면서도 일상적인 전시주제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곳, 96년 문을 연 사비나 갤러리(관장=이명옥·사비나)다. 하루 평균 800여명의 관람객들이 드나드는 사비나 갤러리에는 늘 볼거리가 많다.
매번 기획전 때마다 다양한 작가들의 참여로 그들의 무궁무진한 표현의 세계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또 갤러리에서 제공하는 기획전들은 관념적인 예술작품보다 쉽고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미술작품들이 대부분이다. 늘 우리의 삶과 밀접한 주제를 전시테마로 잡았기 때문에 작가들의 표현은 다양하지만 관람객들의 거리감은 훨씬 줄어들었다.
연간 10차례 정도 기획전시를 가져왔던 사비나 갤러리의 대표적인 전시로는 「교과서 미술전」「이발소 그림전」「일기예보전」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향수」「훔쳐보기」「평론가 K씨의 컬렉션 이야기」등이 선보였다.
방학 때면 우르르 전시장을 찾는 청소년들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었던 「교과서미술전」은 초·중·고 교과서에 실린 그림들을 모은 전시다. 이 전시는 유명작가들의 그림을 한자리에 모은 것은 물론 청소년들에게 책에서 봤던 익숙한 그림들을 화랑에서 만나는 또 다른 묘미를 전해줬다.
최근 전시됐던 「향수」전은 노래 「향수」가사 구절과 맞춘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향수」전은 관람객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장 갈망하는 것에 대해 전시를 마련했던 것이다.
늘 고민하면서 좋은 전시, 의미있는 전시를 보여준 사비나 갤러리가 7월 28일부터 8월 26일까지 한달간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전을 갖는다. 전시테마는 「그림 속 그림찾기」.
만3세 이상 유아부터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전시는 그림 안에서 한글의 원리를 깨우칠 수 있도록 한글도 배우고 그림도 감상하는 유익한 전시다.
한글 닿소리(자음)를 주제로 한 작품들은 그림 안에서 닿소리로 시작하는 단어를 찾게 해 그림감상과 함께 아이들의 관찰력과 상상력을 키워줄 수 있게 한다.
방학을 맞아 아이들에게 재미와 상상력을 듬뿍 담아줄 이번 전시는 매일 2차례(오전 11시30분, 오후 4시30분) 작품설명과 아이들과 그림찾기 시간을 마련한다.
사계절출판사와 1년간 공동으로 기획한 이번 전시에는 김지영, 강정일, 최석운씨 등의 서양화, 한국화, 판화 작품들이 전시된다.
방학의 무료함을 느끼는 아이들과 함께 지금 당장 전시장을 찾아보자.
※문의=(02)736-4371∼2
전시
◇그리스·로마 신화전=7월 6일∼9월 30일, 예술의 전당 미술관 4?전시실, 9천원∼4천원, (02)597-2230
◇명·청·근대기의 진작·위작 대비전=7월 13일∼8월 26일, 예술의 전당 미술관1전시실, 5천원∼1천원, (02)580-1511
◇위창 오세창의 전각과 서화, 콜렉션 세계=7월 27일∼8월 26일, 예술의 전당 미술관 2전시실, 3천원∼1천원, (02)580-1513
◇한양에서 서울까지-40일간의 여행전=7월 8일∼8월 5일, 갤러리 상, (02)730-0030
◇20세기 추상미술의 빛과 움직임전=6월 27일∼8월 15일, 갤러리 현대, (02)734-8215
◇이미지스케이프:멕시코 미술의 오늘=6월 5일∼8월 19일, 아트선재센터, (02)733-8945∼7
◇보물찾기전=7월 17일∼7월 29일, 갤러리 아티그램, (02)512-8990
◇미술용어전=7월 6일∼9월 2일, 성곡미술관, (02)737-7650
◇다시 돌아보는 운보 작품세계=7월 18∼30일, 대백프라자 갤러리, (053)420-8015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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