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오늘은 한국성당엘 다녀왔어요. 어떤 분이 태워다 주셨거든요. 지난 번에 말씀드렸다시피 이곳에 어떤 한국 신부님이 한인 교회를 일으키고 계시는데, 큰 규모가 아니라 도와줄 사람도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이미 학교 안의 성당에 등록해서 성경공부도 다니고, 교무금도 내고 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제가 미국성당에 다니는 이유가 미국사람들과 친해지고 영어를 더 배우기 위함 때문이었다고 보는 시선들이 조금은 두렵습니다. 아마 저희 학교 성당이 없었더라면 저는 힘들었을 거예요.
매일 낮 12시면 점심시간을 쪼개어 찾아가곤 했던 매일미사에서 얼마나 많은 울음과 투정으로 예수님과 만나곤 했는지 모릅니다.
처음 이곳에 와서 아는 사람도 없고 혼자 교회를 찾아나서야 했던 저를 따뜻하게 맞아주었던 곳이거든요.
하지만 한인성당도 도와드리고는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성당을 옮겨야 할지 두 곳을 다 다녀야 할지 그럴 경우 교무금은 어떻게 내야 하는지….
【답】유학생활 중이니 모든 것 제대로 잘 될 수는 없을 겁니다. 다름이 아니라, 지금 학교에 있는 미국인 성당에 다니고 있는데, 한인성당에도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문의하였군요.
글라라가 한인성당을 알기 전에 먼저 미국인 성당에 다니고 그곳 신부님과 수녀님 그리고 교우들과도 친분이 있으니 이러한 인연과 관계를 굳이 끊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한국사람이라고 해서 꼭 한인성당에 나가야한다는 법은 없다고 봅니다. 다만 한인성당에 나가면 한국사람들도 만나고 고향소식도 듣고 또 한국인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둘을 병행하기 바랍니다.
이미 교무금은 미국인 성당에 내고 있으니 계속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으며, 또 평일에 학교 성당에 가서 기도하고 많은 위안을 찾으니 그렇게 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주일날의 경우 미국인 성당과 한인성당을 교대로 나가면서 헌금을 하고 적절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너무 어느 한 곳에 매여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유학생 중 글라라처럼 미국인 성당에 나가 신앙생활을 하는 일도 흔한 일은 아니지요.
한국사람은 미국에 살면서도 전혀 미국인과 접촉하지 않고 지내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는데, 글라라는 어느 곳에 치우치지 않는 생활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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