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땀 흘려 정직하게 모은 돈이기에 잘 쓰여졌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지난 7월 23일 꽃동네에 시가 100억원 상당의 재산을 기증한 강태원(82)씨는 한사코 자신이 드러나는 걸 꺼려했다.
이날 오후 경기도 용인 자택에서 자신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소유하고 있는 대지 1480㎡, 지하 3층 지상 8층의 땅과 건물의 등기부등본을 꽃동네 오웅진 신부에게 건넨 강씨는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것은 아편을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자신의 철학을 드러냈다.
광복 후 고향인 평양에서 홀로 남쪽으로 내려와 전국을 돌며 막노동판을 전전하다 포목상, 운수업을 해 큰 돈을 모은 강씨는 자신의 자녀들에게는 구두쇠 아버지로 통해왔다.
폐가 굳어지는 병을 앓고 있는 강씨는 지난해부터 재산을 기증할 곳을 물색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다 올해 초 충북 음성 꽃동네를 방문해 오 신부를 만나 그의 소탈하고 서민적인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로도 가평 꽃동네와 현도사회복지대학 등을 오가며 가난한 이들의 삶을 몸소 체험한 강씨는 자신의 노력이 가난한 이들을 위해 소중하게 쓰여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돼 꽃동네에 재산을 기증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얻어먹을 힘조차 없는 이」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꽃동네 가족들의 모습에 감동해 정말 어려운 이들을 위해 쓰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히는 그에게서는 나눌 수 있는 기쁨에 감사하는 풍요로움이 풍겨져왔다.
오웅진 신부는 『현재 추진 중인 현도사회복지대학 대학원 설립과 가평 꽃동네 연수시설을 짓는데 귀한 정성을 쓸 계획』이라고 밝히고 『이번 일이 각계각층으로 파급돼 자식들에게 돈을 물려주기 보다 사회에 환원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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