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박해 200주년 기념 특별전을 위해 잠시 들어온 세 점의 성화는 1949년작으로 성모성년 기념 로마 국제 성미술 전람회에 출품했던 작품들이다.
작품 출품 이후 장화백도 찾지 못했던 세 작품들은 로마 교황청 고문서고에 근무하는 한국인 양숙자(수산나)씨가 최근 문서고에서 발견, 인류복음화성 내부 복도에 걸어놓은 것을 한국교회사 연구소 최승룡 신부가 이번에 가져온 것이다.
8월 1일 서울 혜화동 주교관에서 50여 년만에 작가와 해후한 작품은 「순교자의 모후 3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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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 1m, 길이 2m 정도 크기의 세 작품은 성모 마리아가 예수를 안고 세례자 요한의 손을 잡고 있는 그림과 김효주곂오? 강완숙 등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순교자 3인의 모습을 그린 것, 김대건 신부, 남종삼, 유대철 남성 순교자 3인의 모습을 담은 것이다.
고(故) 장발 선생의 권유로 성화를 그리고 국제성미술전에 작품을 내놓았다는 장화백은 『이렇게 살아서 그토록 찾던 작품을 만나니 너무나도 행복하다』면서 『그림을 그리던 때 기억이 생생하게 살아난다』며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대교구 홍보실장 정웅모 신부는 『월전 선생의 성화 세 점은 예술적 가치도 뛰어나지만 교회미술사 안에서 한국성화로서도 아주 훌륭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당 김은호 선생의 문호로 기품있고 창조적인 작품활동으로 유명했던 장화백은 교황 비오 12세 80세 생일을 경축하기 위해 한국의 춘하추동이 담긴 여덟 폭의 병풍을 선물하기도 했다. 당시 노기남 대주교의 의뢰로 제작된 병풍은 비오 12세가 아끼던 작품으로 교황 재임시절 침실에 두었던 작품이다.
장화백의 작품은 오는 8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서울 합정동 절두산순교박물관에서 계속되는 특별전시회 때 만날 수 있으며, 전시 후 복원 및 표구작업을 거쳐 다시 로마로 돌아가게 된다.
월전 장우성 화백은 치밀한 조형미와 현실적인 소재 선택을 통해 전통적인 동양화와 문인화의 격조를 현대화시키는데 크게 공헌한 한국 문인화의 대가다. 18세 때 한학과 동양미술사, 동양화를 배웠던 장화백은 1934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입선했으며 44년 선전(鮮展) 추천작가로 활동했다.
1946년부터 15년간 서울대 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후진양성과 미술보급에 힘써온 장화백은 6?5때 종군화가로 참가해 큰 족적을 남기기도 했다.
장화백은 89년 월전미술문화재단을 설립, 한국미술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1년에는 '월전 장우성 미술상'이 제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