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가톨릭대학교 부설 겨레문화연구소(소장=김흥주 신부)가 강화도 지역의 전통문화 유산인 구비문학 전체를 포괄하는 자료집 「강화 구비문학 대관」을 책으로 펴냈다.
「구비문학」이란 말 그대로 옛날부터 말로 전승돼 온 문학. 문자 생활을 할 수 없었던 일반 민중 계층까지도 향유할 수 있었던 구비문학은 지역의 고유성과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어 강화 지역의 전통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계승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업이라는 평가다.
또한 그리스도교 토착화와 민족문화 창달을 통해 지역 사회의 중심적 역할을 하기 위한 인천 가톨릭대의 건학이념을 구현한 가시적 성과다.
인천 가톨릭대가 강화에 설립된 사실을 홍보하고 강화 소재 최초의 대학교로서 강화의 문화를 알고 연구하는 계기로 삼고자 추진된 구비문학 답사는 97년에 시작, 강화 지역 전체의 모든 자연부락을 답사하고 그 지역의 설화와 민요를 채록해 4년만에 자료집으로 선보였다.
833쪽에 달하는 책 속에는 강화도를 비롯 13개 읍 면 지역의 설화와 전설, 민요 등이 채록한 그대로 실려있으며, 강화구비문학의 특성과 설화·민요 목록 등을 함께 엮었다.
또한 강화의 구비문학 전체를 폭넓게 훑고 있는 이 책은 특히 4년여 동안 연구위원들과 신학생들이 발로 뛰며 답사한 자료들이 생생한 재미를 선물한다. 장이 쉰 번 선 쉰장골, 아차 해서 보름 묵고 가는 아차도·볼음도, 돌이 많은 돌머리인 석모도, 국운을 알리는 영험한 은행나무, 풍흉을 점치는 살구나무 등 재미있는 설화와 김매는 소리, 방아타령, 뱃치기 등 조상들이 즐겨 부르던 민요들이 낯설지 않다.
연구위원 김문태 교수는 서문에서 『천주교를 믿지 않는다며 매몰차게 문을 닫고 들어가는 제보자를 설득하느라 진땀을 빼던 순간, 내리쬐는 땡볕아래서 학생들과 소금을 나눠 먹으며 서로의 찡그린 얼굴을 보며 웃던 순간 등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며 『10년 전에 찾아왔으면 그 이야기와 노래를 아는 분들을 만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하던 노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문화 유산을 보존하고 연구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 새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겨레의 사상·문화, 그리스도교 토착화에 관한 연구를 목적으로 개교와 함께 문을 연 겨레문화연구소는 설립 이후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 민족의 전통문화와 사상에 대한 학술발표회를 매년 개최해 왔으며 특히 강화도에 위치한 특성상 강화 지역 문화를 보존 계승 발전시키는 데 주력해 왔다.
<인천가톨릭대학교 출판부/833쪽/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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