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은 땀방울이 장마비 내리듯 「두두둑」 떨어졌다. 30도가 훌쩍 넘어선 뜨거운 날씨가 연일 계속 됐지만 「명동 청년」들은 사랑의 구슬땀을 아낌없이 쏟아냈다. 그들의 작은 노력들을 한데 모아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 봉사하기 위해서다.
50여명의 「아름다운 청년」들이 닷새간 공동생활하며 함께 땀흘리고 고통을 나눈 이 자리는 올해 스물 다섯 해를 맞이한 「서울 영·엠마우스 워크캠프(Work Camp)」현장이다.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웃의 짐을 나눠 갖기 위해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4일까지 닷새간 머물렀던 곳은 원주 갈거리 사랑촌. 이곳은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곽병은(안토니오·48·원주 원동본당) 원장이 지난 91년 설립한 장애인 공동체다. 교구에 기증했지만 현재 사비로 운영되고 있는 사랑촌은 폐농가 3채를 수리해 만든 공동체로 독거노인, 장애인 등 17명이 가족을 이루며 살고 있다.
영·엠마우스가 이번 캠프에서 한 일은 사랑촌 안에 짓기로 한 갈거리 공소 기초공사작업과 수로공사. 15톤 트럭 10대에 가득 실은 큰돌, 작은 돌을 하나둘씩 나르며 황량하던 밭 위에 공소건물 틀을 세우고 축대를 세우고 물길을 만들었다. 무서운 장마가 쏟아진 날도, 뜨거운 태양이 열기를 뿜어댄 날도 쉼 없이 돌을 나르고 차곡차곡 쌓은 결과 넷째 날은 거의 100m 가량되는 축대를 다 쌓았다. 축대를 쌓고 공소 터를 만들었지만 이들이 영·엠마우스를 통해 정작 쌓아올린 것은 그들의 한결같은 사랑이다.
이번 캠프 참가자들은 대부분 직장인들. 이들은 피서지에서 더위를 식히는 대신 회비 내고 땀흘리며 노동의 소중함과 이웃과의 나눔을 실천하는 뜻깊은 휴가를 보낸 것이다. 12년째 줄곧 참가한 이부터 올해 처음으로 신선한 체험을 한 이들까지 모두 하느님의 일꾼이 되길 자청한 이들은 스무살 청년부터 쉰을 넘긴 아버지까지 다양했다. 청년시절부터 함께 하다보니 어느새 중년이 됐을 정도다.
캠프기간 동안 기도로 사람들을 이끌며 청년들과 함께 땀흘린 천만성 신부는 "이곳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몸을 아끼지 않고 다함께 봉사하는 이들을 통해 교회 안에 살아있는 청년들의 모습을 봤다"면서 참가한 이들의 수고를 격려했다.
이웃을 위한 노력봉사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체험한 이들의 땀방울은 사랑의 여울이 되고 큰 강이 돼 온 세계에 흘러나갈 것이다.
영·엠마우스 운동은?
엠마우스 운동은 1949년 가난한 이들을 위해 집을 지었던 아베 피에르 신부에 의해 시작된 운동으로 현재 전세계 33개국에서 450여개 단체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
1975년 창립된 「서울 영·엠마우스(YOUNG EMMAUS-SEOUL)」는 서울 주교좌 명동본당 청년단체로 소속돼 있지만 지난 84년 국제 엠마우스에 정식으로 가입, 전세계 조직체 가운데 하나다.
「이 세상에서 가장 고통받는 이에게 먼저 봉사하자」를 모토로 하는 엠마우스 운동은 민족이나 국가, 계급, 종교를 초월해 가난하고 불우한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고 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며 모두 다 인간다운 삶을 지향하는 운동이다.
영·엠마우스는 매월 봉사지 방문활동을 비롯해 노래마당, 워크캠프 등을 통해 활동하고 있으며 특히 워크캠프는 매년 여름 휴가기간에 개최, 평균 80∼100여명의 청년들이 참여하는 캠프로 참가자들이 함께 공동생활을 하며 노동과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