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영국교회의 영성
이 섬나라의 신앙은 상인들과 군인들이 갈리아와 접촉을 하면서 전달된 듯하다. 「이단자 반대론」을 쓴 이레네오 성인의 기록(176년)에 영국이란 지명이 언급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 때까지는 신앙이 전파되지 않은 듯하나 200년 초에 글을 쓴 떼르뚤리아노의 『유다인 반대론』에는 그리스도교 신앙이 "그리스도에게 예속되어 있고 그리스도의 이름이 다스리고 있다"라는 표현으로 보아 3세기를 전후해서 이 섬 나라에도 신앙이 전파된 듯하다.
한편 논쟁거리로는 63년 경 아리마테아의 요셉이 영국에 건너갔으며 브리톤의 루치우스 왕이 교황 엘레우테리오에게 선교사들을 파견해달라는 요청은 근거가 희박한 듯하다. 그러나 3세기 중엽이나 4세기초에 그리스도교인들에 대한 박해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429년 영국의 순교자로 공경받는 성 알반이라는 이름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일찍부터 이 나라에도 신앙이 전파되었으며 영성적으로는 마르띠노 성인의 영향을 받은 흔적이 있다. 313년 밀라노 칙령이 나온 이래 영국 교회는 안전하게 발전되었다. 314년에 열린 아를 종교회의에 주교 3명이 참석했다는 것은 이미 교계제도가 있었다는 증거이다. 4세기이래 마르띠노 성인이 파견한 수도자들이 정착한 듯하며 위대한 두 성인 빠뜨리씨오와 골룸바노의 영향은 지대하였다.
5세기에 옥세르의 제르마누가 뺄라지우스 이단 사상을 대적하라는 사명을 띠고 이 곳에 왔으며(450년경) 563년 골룸바노가 아일랜드의 수도생활에 감화를 받아 이오나에 수도원을 세워 영향력을 강화시켜 나갔다. 그 이후 교황 성 대 그레고리오가 파견한 선교사 40명이 본격적으로 이 나라에 신앙을 전파하였다. 그들 중 대표자였던 켄더베리의 아우구스띠노 주교는 1년 후 켄트의 에털버트 왕과 많은 저명 인사들을 개종시켰으나 말년에는 켈틱 민족과 앵글로-삭손 민족 사이에 일어난 불화로 인해 별로 성공을 거두지 못하였다. 한편 601년에 파견된 빠울리누스 주교는 625년 경 요크까지 신앙을 확대시켰고 베네딕도의 규칙서가 전달되어 많은 사람들이 이를 따라 신앙생활을 하려고 노력하였으므로 영성생활에 큰 도움을 주었다.
한편 바이킹의 침입으로 발전에 방해가 되었으나 수도원들을 통해 라틴 문명의 유산과 교부 시대의 영성이 퍼져나갔다. 에그버트 주교가 세운 요크 학교는 8~9세기에 알퀸을 비롯하여 그리스도교 사상에 투철한 학자들을 배출하여 깊이 있는 문화 유산을 이루어나갔다. 이 시대의 대표적 인물은 베다 성인이다(672/3-735).
수도자 사제 신학자이며 교회박사 칭호를 부여받은 성 베다는 영국 요크 출신으로 훌륭한 수도자와 학자로 이름이 높으며 많은 제자들을 길러낸 뛰어난 스승으로 큰 존경을 받고 있다. 그는 열성을 다해 가르쳤고 거룩한 삶을 살았다. 그의 제자들은 모두 라틴어로 교육을 받았고 교리를 단순하게 표현한 영성으로 양성되었다.
성인은 청년들과 성직자들에게 유익한 저술 활동을 통하여 교회에 활력소를 주었으며 제자로서 요크의 대주교가 된 에그버트에게 보낸 서신에서 사목생활을 위한 지침서를 제시하였고 교회의 제도와 수도원 제도에 도입된 악습들에 대해 올바른 견해를 밝힘으로써 영국 교회의 영성에 크게 기여하였다. 그의 저술 활동은 문법, 작시법, 연대기, 역사, 시, 성서 주석 등 다방면에 걸쳐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특히 성인의 대작 교회사는 매우 귀중한 역사적 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지만 신학적 통찰을 준다는 의미에서도 대단히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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