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사무엘서를 마무리하면서 이스라엘 왕국의 역사적 의미와 사무엘서가 지닌 예언적 가치를 살펴 보고자한다.
왕국역사의 의미
사무엘서는 형태상 이스라엘 왕국의 설립과 그 초기 역사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그러나 단순히 이스라엘의 기원, 창건자에 대한 보고나 외적인 세부사건의 보존을 목적으로 한 역사적 사건 기록이 아니다. 이 책은 신학적이고 교훈적(didactic) 목적에 따라서 구성된 역사서이다.
이스라엘의 참된 왕은 어디까지나 야훼 하느님이시며 비록 이스라엘이 변천하는 세대에 적응하기 위해 왕정을 도입했지만 왕은 절대군주가 아니라 다만 야훼의 심부름꾼, 대리자 도구일 뿐이다(1사무엘12, 14~15 ). 이스라엘은 야훼께서 특별히 선택하시고 다스리시는 신정(神政)국가인 것이다. 그러므로 왕과 백성의 임무는 야훼께 순종하고 그의 명령을 기쁘게 지키는 것이며, 또한 이 순종의 길 위에서만 국가의 번영과 독립이 보장되었다. 그러나 그들 삶의 최고 원리인 「순종」에서 벗어날 때 왕이라 해도 가차없이 단죄되었으며 이것을 이스라엘은 그들 역사 안에서 체험하였다.
사무엘서의 저자는 이스라엘 왕정 초기의 체험을 통하여 그들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경고와 격려의 교훈을 제공한다. 즉 이스라엘의 역사는 인간과 관계를 맺으시는 하느님께서 다스리시고 인도하시는 역사이며 동시에 이 하느님께 순종하거나 불순종하는 응답의 역사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야훼께서는 항상 불순종과 악을 벌하시고 순종하는 의인은 인정하시고 보상하신다는 것과 그들 역사의 성패는 하느님께 순종했느냐 아니냐에 달렸다는 종교적 교훈을 가르치는 자료로 바로 이 역사를 이용한 것이다.
또한 저자는 다윗왕조에게 약속하신 '영원한 왕국'을 통하여 이스라엘이 유배라는 불행을 겪으면서도 언젠가 다윗과 같은 이상적인 왕, 메시아가 등장하여 이 왕조를 영원히 지속시켜 줄 것이라는 민족적 희망을 불러 일으켜 주려 하였다. 이러한 메시아 대망의 근거가 되는 사무엘서는 다윗의 후손이며 참된 메시아인 예수 그리스도의 왕국을 준비하였다.
구원 역사적인 사명
다윗의 역사는 예언적 가치를 지닌다. 즉 다윗이란 인물은 구원 역사적인 사명을 띠고서 미래의 더 위대한 실현을 위한 신앙이요 기대이었다. 이 희망의 발전은 왕의 이상적인 상과 결부되어 끊임없이 재고되고 반성되어 왔으며 유배시대까지 다른 왕들을 판단하게 되는 기준이 되었다(1열왕 1~2장).
유배에서 귀환 때 사람들은 성전 재건은 다윗가문의 재건에 의해 이루어지리라 기대하였으며, 메시아적 희망은 쯔루바벨 때에 활기를 띠게 되었다(즈카 6, 12~13).
왕조의 비운은 메시아적 기대를 단련시키면서 동시에 이 기대가 심화될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그러나 다윗에게 한 약속의 깊은 가치가 완전히 드러나기 위해선 예수가 와야 했다.
예수는 하느님 왕국을 선포하고 신비스런 방법으로 그것을 드러낸다. 그는 배고팠을 때의 다윗이 한 예를 그 권위로 들기도 하고(마르 2, 25~26), 「다윗의 아들」인 그는 그의 주님이라고도 한다(마르 12, 35~37). 그는 예루살렘에 들어오면서 그 도시와 성전에 대해 권위를 행하는데 그것은 그것의 파괴를 선포하고 그곳에서 자신의 죽음을 선포하기 위한 것이다. 그의 부활과 하느님 오른편에서의 좌정을 통해 왕정 메시아론을 완전히 이룬다.
다윗의 역할과 모습은 그리스도의 신비에 대한 우리 신앙 안에 들어와 있다. 우리는 다윗처럼 인간의 내면 깊이 침투하고 살아계신 하느님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면서, 참 왕이신 그리스도와 그의 영원한 왕국에 들어가기 위하여 하느님의 길에 성실해야 할 것이다.
또한 미래의 역사 창조에 한 몫을 해야 하는 우리는 하느님의 새 백성으로서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위해 역사의 일익을 담당할 책임을 가지고 하느님의 생명을 키워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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