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발산동본당(주임=강권수 신부)이 자매결연을 맺은 프랑스 앙굴램 교구 뤼펙본당(주임=미쉘 멍귀 신부)과 4년간의 우정을 이어와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흔치 않은 인연을 지속적으로 맺어오고 있는 발산동본당과 뤼펙본당의 우정은 국경을 초월해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라는 사실을 확인해 주는 계기가 됐을 뿐 아니라 서로의 신앙생활을 나누고 유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등 개별적인 교류의 통로가 되고 있다.
발산동본당이 이렇게 뤼펙본당과 자매결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97년. 90년 뤼펙 본당에서 사목 하던 김홍진 신부(현 서울대교구 사회복지회장)와의 인연으로 한국을 방문한 뤼펙 본당 주임 미쉘 몽귀 신부가 한국교회에 큰 감동을 받고 『역동적인 한국교회의 모습을 프랑스 신자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결연을 제안했다.
특히 이들의 만남은 순교자의 피로 맺어진 두 교회 사이의 교류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병인박해 때 갈매못에서 순교한 오매트르(Aumaiytr·오베드로) 성인의 고향이 바로 뤼펙이기 때문. 오매트르 성인에 대한 존경이 남다른 뤼펙본당 신자들이 순교자의 피가 교회의 초석이 된 한국 교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97년 5월 교구장 주교가 참석한 가운데 공식 자매결연을 맺은 두 본당은 먼저 발산동본당 신자 30여명이 프랑스를 방문했고 이어 98년 뤼펙에서 한국을 방문, 오매트르 신부의 발자취를 따라 갈매못 성지를 비롯, 성지를 순례하는 등 올해까지 서로의 본당을 오가며 우정을 이어왔다.
김옥(호노리아)씨는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눈빛과 행동만으로도 하나의 교회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모두가 함께 무대에 나가 아리랑을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이듬해 발산동 본당 신자들의 후한 대접도 만만치 않았다. 한국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을 새라 제과점을 운영하는 신자가 아침마다 바게트 빵을 구워 민박집으로 배달했다. 그래도 한국 음식이 맛있다며 김치며 불고기며 즐겁게 먹었다고.
8월 17일 13박 14일간의 일정으로 교구장 끌로드 다쟝스 주교와 함께 한국을 방문한 뤼펙 본당 방문단은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큰 환영을 받았다.
이들은 다쟝스 주교와 사제단 공동 주례로 함께 주일 미사를 봉헌하고 본당측에서 준비한 꽃다발과 부채, 인삼 등을 선물로 받았다.
올해로 세 번째 한국을 방문한 미쉘 몽귀 신부는 『올 때마다 반갑게 맞아주는 신자들의 모습이 친근하다』면서 『두 본당간의 우애와 교류 덕에 오매트르 성인에 대한 존경도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몽귀 신부는 『본당 간 교류 뿐 아니라 사제들간의 교류로도 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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