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사이버 상에 새로운 직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회원들간의 만남을 주선해주는 미팅호스트나 동영상 게시판을 통해 방송을 하는 게시판 자키 등이 그것이다.
반면 인터넷의 영향력이 급속히 커지면서, 이로 인한 역기능도 증가하고 있다. 일부 안티사이트가 온갖 유언비어와 인신공격의 장이 돼버렸는가 하면, 인터넷 게시판의 경우 자신과 뜻이 다르다는 이유 때문에 이를 비방하는 글들로 가득 채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건전한 여론 형성을 위해 개설된 사이트들이 오히려 이를 저해하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본지는 최근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사이버 폭력의 실태를 조명해보고 그 대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인터넷은 쓰레기 바다?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이 욕설과 음란물의 경연장으로 변해 버렸다. 오프라인에서는 한없이 소심한 사람도 사이버 세계에만 들어오면 대담 무쌍해진다. 실생활에서 점잔 빼던 사람도 네티즌의 옷을 입으면 못말리는 「욕쟁이」가 돼버린다.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 차마 눈뜨고 보지 못할 음란물, 무차별적 광고물 등은 인터넷을 「쓰레기의 바다」로 만드는 독버섯들이다. 특히 각 사이트의 어느 게시판이든 상대를 자극하는 감정적인 표현이 극에 달하고 있다.
사이버 폭력 실태
사이버 언어폭력으로 여중생이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나는가 하면 가짜 미스코리아 투시사진 사건이나 O양 B양 비디오 사건처럼 불법·탈법적인 일들이 자행되기도 했다.
특히 얼마전에는 세상을 경악하게 한 청소년의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광주시에 사는 양 아무개군(14·중3). 양군은 지난 5월 새벽 5시, 잠든 동생을 등산용 도끼로 수 차례 내리쳐 죽였다. 그는 전날 대구의 친구에게 『살인을 해보고 싶다. 우선 동생부터 죽이겠다』란 전자 메일을 보냈는데, 그대로 실행해 옮긴 것이다. 조사 결과 양군은 인터넷을 통해 살인 정보를 알게 됐고 이같은 일을 저지르게 됐다고 진술했다.
휘몰아치는 안티 바람
현재 국내에서 눈에 띄는 활동을 벌이는 안티사이트는 대략 200여개. 이처럼 인터넷에 안티사이트 열풍이 불게된 것은 현대 기술의 최고 발명품으로 평가받는 인터넷의 등장과 글쓰기의 자유를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인터넷 이용 확산과 탈권위적인 사회 분위기가 스타나 권위주의적인 권력이나 집단에 대한 안티운동을 활성화하게 만든 주된 이유』라고 분석한다.
이들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기업이나 기관에 의한 피해, 제품에 대한 불만사항 신고와 불매 운동 등을 벌이는 사이트. 또 연예인, 정치인 등 특정 인물에 대한 불만을 담고 있는 사이트 그리고 특정 이슈에 대해 반대운동을 벌인 뒤 사라지는 사이트다.
그렇다면 안티사이트의 문제는 무엇인가? 가장 큰 폐해는 양날을 가진 칼이라는 인터넷의 익명성을 이용해 무차별적인 비방과 욕설이 난무한다는 점이다. 논리에 밑바탕을 둔 토론이 아니라 맹목적 상호 비방으로 흐를 가능성도 높다. 안티사이트가 사회전체에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기업들이 앞다투어 안티가 붙은 도메인을 선점하여 안티문화의 형성을 방해하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안티사이트가 진정한 대안문화로
하지만 이런 현상은 안티사이트가 진정한 대안문화로서 자리잡지 못한 과도기적 현상일 수 있다. 이는 안티사이트에 대한 일반의 시각이 대체로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또 안티사이트 내에서 건전한 토론문화를 정립하려는 자정의 노력이 엿보이고 있으며, 사회의 부조리와 권력에 맞설 수 있는 대안문화로 발전시키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문화평론가 이성욱씨는 『안티사이트가 새로운 대안문화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우선 네티즌들도 스스로 올바른 규범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비판이나 대안 논쟁 같은 '안티의 자유'야 말로 그 사회의 성숙도를 재는 잣대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안티문화를 단순히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 사회의 속풀이로 생각하지 말고, 성숙한 안티문화의 정립이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초석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때이다.
인터넷 문화교육 전무
현재 우리 국민의 평균 인터넷 이용률은 50%정도이다. 그런데 10대 청소년 인터넷 이용률은 무려 80%에 달한다. 국내 인터넷 주이용층은 당연 청소년이며, 우리의 인터넷 문화는 청소년이 주도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인터넷은 바로 청소년들에게 일종의 탈출구이자 해방구 같은 존재이다. 컴퓨터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곳,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새로운 정보와 생각들을 배울 수 있는 곳, 그리고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색다른 경험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는 장이 인터넷이다. 그런데도 청소년들에게 사회공간이자 문화 매체로서의 인터넷에 대한 교육은 전무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건전한 네티즌을 육성하는데 필요한 인터넷 문화교육을 담당할 역량을 가진 교사가 없으며, 나아가 이러한 교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교육 기관조차 없다는 사실이다.
결국 청소년들이 인터넷에 접속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재미와 자극을 추구하며 일시적으로 현실을 벗어나는 일이 고작이다.
교회 게시판에도 인신공격성 글이
『어찌 사람으로 태어나 마음이 그렇게 꼬여 세상을 어떻게 바르게 살까? 안면수심이로고!! 꼭 신부님 같습니다』 『도저히 님이라는 사람은 마음과 생각이 있는 사람인지. 장황한 정신병자 같은 소리가 나오는지요?』 『아직 병원에 가지 않았소?? 아니 아직 이렇게 있으면 어떡합니까』 『둘이 아주 짝짝봉이구먼 정말 웃긴다 웃겨 역시 가제는 게편이라드니. 으이그 정말 못말리는 인간들…』
이러한 글들은 일반 사이트에 올라온 내용이 아니라 바로 우리 교회의 어느 게시판에 버젓이 게재된 것이다. 이제 한국교회도 사이버 폭력의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 하겠다. 한 사람을 빗대어 직설적으로 퍼붓는 인신공격성 내지 욕설은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교회도 방관할 수 없다
이젠 교회가 운영하는 홈페이지까지도 안심할 수 없다. 최근 교회의 각종 게시판에는 일부 네티즌들의 반인륜적 정보와 욕설이 난무하고 있어 교회가 더 이상 방관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시판을 살펴보면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과 비방, 교도권을 반박하는 내용의 글등이 일부 네티즌들에 의해 게재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자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교구에서 신앙과 도덕에 위배되는 글들을 운영자의 권한으로 삭제하고 있지만, 기술적 한계와 표현의 자유 침해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반 사이트보다 윤리적인 부분이 더 지켜져야 할 교회 사이버 공간조차 익명성을 악용하는 일부 사람들에 의해 그 질서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네티즌들의 자각 절실
▲ 교육 차원에서 네티즌들을 위한 세부 윤리지침이 정해지고,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교회 관계자들은 『더이상 교회 사이버 공간도 이대로 방치할 수 없을 만큼 일부 네티즌들에 의해 게시판이 흐려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이젠 전 교회 차원에서 교회 인터넷이 복음전파의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적극적인 방안을 마련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네티즌 윤리강령
정보통신 환경의 변화에 따라 사이버 공간의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 네티즌은 사이버 공간에서 유익한 정보를 서로 나누고 건전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는다. 사이버 공간의 주체는 네티즌. 네티즌은 사이버 공간에서 표현의 자유와 권리를 가지는 동시에 의무와 책임도 지니고 있다. 이에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제시하는 네티즌 윤리강령을 소개한다.
네티즌 기본 정신
사이버 공간의 주체는 인간이다.
사이버 공간은 공동체의 공간이다.
사이버 공간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며 열린 공간이다.
사이버 공간은 네티즌 스스로 건전하게 가꾸어 나간다.
행동 강령
우리는 타인의 인권과 사생활을 존중하고 보호한다.
우리는 건전한 정보를 제공하고 올바르게 사용한다.
우리는 불건전한 정보를 배격하며 유포하지 않는다.
우리는 비속어나 욕설 등을 자제하고, 바른 언어를 사용한다.
우리는 실명으로 활동하며, 자신의 ID로 행한 행동에 책임을 진다.
우리는 사이버 공간에 대한 자율적 감시와 비판활동에 적극 참여한다.
우리는 네티즌 윤리강령 실천을 통해 네티즌 문화를 조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