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서 난 쌀을 천대하는 현실은 하느님께서 주신 삶의 조건을 스스로 파괴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저희의 조그만 몸짓이 하느님의 창조질서 회복에 동참하는 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9월 1일 개국한 농수산식품 전문 홈쇼핑채널 「농수산TV(www.nongsusantv.co.kr)」 이길재(마르티노·61·광명본당) 회장은 칭찬보다는 애정어린 비판부터 당부한다.
전국의 66개 농수산업 관련 단체의 힘을 모아 농수산TV를 열게 한 이 회장의 꿈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자라고 있었던 셈이다.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농사꾼 집안에서 태어나 지난 1966년 창립된 한국가톨릭농민회의 산파역할을 하며 초대부터 3대까지 회장을 지내면서 그의 앞날은 예정돼 있었는지 모른다. 14, 15대 국회의원 시절에도 줄곧 농림해양수산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펼친 그의 고집스러움과 땅에 대한 애정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농수산업은 생명산업, 환경산업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민족의 장래를 위해 농수산업을 얘기하는 것이 고루하게 비쳐지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농수산물 전문 TV를 만든다는 말에 주위의 만류와 걱정도 적지 않았다. 신선도와 안정성이 생명인 농수산물 유통은 내로라 하는 대기업도 꺼려 대부분의 홈쇼핑에서도 구색만 갖춰놓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농업을 위해 봉사한다는 자세로 임하고자 합니다』
농수산물의 판매뿐 아니라 농업의 현실을 알리고 도농 직거래운동과 우리밀·우리농촌살리기운동 등의 공감대를 마련해나가겠다는 이 회장은 함께 잘 살 수 있는 공동체정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그의 뜻이 통했음인지 일반가입자가 애초 계획했던 200만명을 넘어 320만명에 이르고 있다.
상업주의에 빠져 사람을 배제하는 현실의 극복을 통해 「역시 다르구나」하는 소리를 듣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는 이 회장에게서는 땅과 농민에 대한 사랑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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