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출신의 전주교구 원로사목자 배영근 신부(Th. Joseph Feyen·요셉)의 사제수품 50주년 금경축 행사가 4월 9일 오전 10시30분 전주 중앙주교좌성당에서 전주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회장 강상근) 주관으로 거행됐다.
전주교구 성유축성미사를 겸한 이날 행사에는 교구장 이병호 주교를 비롯한 교구 사제단과 수도자, 평신도 등 800여 명이 참석, 반세기 동안 한국 교회와 신자들을 위해 헌신한 노사제에게 감사를 표하고 영육간 건강을 기원했다.
배영근 신부는 이날 축하식 답사에서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루카 5,31)는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당시로서는 가장 어려운 선교지라고 생각했던 한국 땅을 밟게 됐다”며 “그러나 지난날을 돌아보면 모든 것이 하느님의 계획과 은총이 가득했던 세월이었고, 이제 남은 시간은 나와 우리 모두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께 큰 감사를 드리며 살아가겠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이병호 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배 신부님은 처음 사목자의 길에 들어선 뒤 6·25 전쟁으로 고통 받는 한국을 선교지로 택해 한국 신자들을 위해 헌신하며 우리 모두와 동고동락을 함께해 오셨다”며 “신부님께서는 지난 세월 우리 전주교구 사제단에게 ‘사제직은 본래 이렇게 수행하는 것’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 주셨다”고 치하했다.
1931년 벨기에 태생인 배영근 신부는 1952년 전교협조회(SAM)에 입회, 벨기에 루벵대학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1959년 사제품을 받았다. 1960년 영국 런던대학 한국어과를 수료하고, 그 이듬해 당시 전주교구장 김현배 주교의 요청으로 한국을 찾은 배 신부는 전주 전동본당 보좌를 거쳐 1963년부터 1970년까지 7년간 고창본당 주임으로 봉직했다.
1970년부터 2년간 프랑스와 독일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다시 한국에 돌아온 배 신부는 1972년부터 33년 동안 전주교구청에서 교구장 비서와 교구법원 성사 보호관 겸 검찰관으로 헌신했다. 또 공주사대와 전북대에서 독일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지난 2005년 사목 일선에서 물러난 배 신부는 전라북도와 전주시로부터 명예 전북도민증과 명예 전주시민증을 차례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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